[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정겨운은 ‘화인가스캔들’에서 부인으로 나온 김하늘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풋풋했던 20대 스쳐 간 인연이 40대에 접어들어 극 중 부부로 결실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정겨운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제가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배우 김하늘은 이미 대스타였다. 대사하나 하나 다 기억이 날 정도로 연기를 오래 해왔다”며 “모델 생활을 하다 배우로 전향할 때 함께 음료 광고를 찍은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메인 모델로 있는 김하늘 옆에 남자 모델로 섰다. 다만 음료가 생각만큼 팔리지 않아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기억은 짙게 남았다. 시간이 흘러 ‘화인가스캔들’에서 부부로 재회했다. 그때 기억을 떠올리며 마주보며 웃을 수 있는 사이가 됐다.

정겨운은 김하늘에게 “이번에 누나 연기를 보는데 역시 천생 배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로 호흡을 맞추는 신들에 대해서 애착을 갖고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김하늘 배우는 그동안 수많은 남자 배우와 멜로를 찍었잖아요. 상대 남자가 남자답게 멋있게 보이는 신들을 정말 잘 알고 있어요. 감정표현도 잘하지만,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심이 남달라요.”

정겨운이 맡은 재벌 2세 김용국은 모순적인 인물이다. 오완수(김하늘 분)를 사랑하면서도 바람을 피운다. 죽음으로 최후를 맞이할 때야 비로소 화해한다. 동시에 완수와 닮았다. 어머니에 대한 결핍이 있다. 완수는 LPGA 대회를 휩쓴 입지전적인 골퍼지만, 어머니가 대회 상금을 도박으로 모두 탕진해 속을 썩인다. 용국은 머머니 박미란(서이숙 분)은 집사 변호사 한상일(윤제문 분)과 불륜을 저지른 걸 직접 목격하고 트라우마를 안고 산다.

정겨운은 “완수와 용국의 공통점은 엄마가 불쌍하면서도 미운 존재였다”며 “서로 상처받은 영혼끼리 만났지만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불치병으로 죽으면서 둘 사이가 소원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감정은 실제 가정을 꾸리고 있기에 더 공감이 가게 연기했다. 정겨운은 “자녀가 한 명밖에 없는데 아이가 죽게 되면 안타깝게도 부부들이 갈라서는 경우가 많다”며 “어머니가 시시때때로 위협하고 화인가에서 쫓아내려고 하는데 마음 둘 곳 없는 완수 입장에선 용국이 남자답지 못하게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화인그룹 회장인 어머니에게 제대로 된 반항도 하지 못한다. 정겨운은 “아내 입장에선 배신감이 들었을 것”이라며 “그걸 계기로 서로 멀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겨운은 “부부들이 소통이 안 되고 대화 없이 살다 보면 나중에 그 이유가 충분히 이해된다”며 “배우인 저는 이 사람이 왜 불쌍한지 연기로 충분히 설명하려 애썼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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