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난공불락이라 했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줄 알았다. 여전히 멀리 있기는 하다. 대신 ‘추격자’가 전혀 없지는 않다. 대투수가 간다. KIA 양현종(36)이 ‘전설’ 송진우를 뚜벅뚜벅 쫓아가고 있다.
양현종은 25일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역사’를 썼다. 5이닝을 소화하면서 개인 통산 2503.2이닝이 됐다. 2004년 송진우 이후 20년 만에 2500이닝을 달성했다. 역대 2호다. 지난 2022년 최연소 2000이닝을 달성한 후 2년 만에 더 높은 곳에 도달했다.
또 있다. 올시즌 171.1이닝이다. 10시즌 연속 170이닝 달성이다. 역대 최초 기록이다. 지난 2014년 171.1이닝을 기록한 후 메이저리그(ML)에 진출한 2021년을 제외하면 매 시즌 170이닝 이상 먹었다. 하루에 두 개 대기록. 이범호 감독이 꽃다발 전달하기 바빴다.
이로써 양현종은 통산 513경기 2503.2이닝, 179승 118패 2076삼진,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게 됐다. 2007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KIA에 입단해 첫 시즌부터 꾸준히 1군에서 활약했다. 17시즌 만에 이 정도 누적 기록을 쌓았다. ‘대투수’다.
이제 비교 대상은 한 명, 송진우다. 일단 삼진은 넘어섰다. 송진우가 보유한 2048삼진을 올시즌 돌파했다. 다음 과제는 역시나 승리와 이닝이다. 통산 210승과 3003이닝을 소화하고 은퇴했다. KBO리그 유일한 200승-3000이닝 투수다.
송진우의 기록까지 31승 남았고, 499.1이닝 남았다. 특별히 노쇠화 징후는 없다. 올시즌 평균자책점이 살짝 아쉽지만, 그래도 리그 13위다. 11승을 올리며 여전히 리그 톱10이다. 선발진에서 줄부상이 나왔지만, 양현종은 자리를 지켰다.
일단 210승 쪽이 조금 더 가까워 보인다. 3년 정도면 달성이 가능한 수치. 이르면 두 시즌 만에 따라잡을 수도 있다. 올시즌 퀄리티스타트(QS) 이상 만들고도 승리하지 못한 경기가 7경기에 달한다. 11승이 아니라 15승 이상도 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이닝은 살짝 빡빡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는 170이닝을 3년 더 던지면 3013이닝이 된다. 37~39세 시즌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에이징 커브’ 하향곡선은 느닷없이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관리가 철저한 양현종이기에 가능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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