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김범석(20)만 있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아니다. 이주헌(21)이라는 카드가 새로 등장했다. 시작부터 강렬하다. 김범석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

이주헌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전에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2루타가 두 방이다.

동시에 포수로도 좋았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호흡을 맞춰 5이닝 1실점을 일궜다. 수비에서도 홈을 잘 지키며 주자를 잡아내는 모습이 나왔다.

성남고 출신 이주헌은 2022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자다. 첫 시즌 퓨처스에서 23경기 나섰다. 시즌 후 군에 입대했다. 지난 4월 전역하며 팀에 복귀했다.

군대에 있는 사이 김범석이 등장했다.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 역시나 포수다. 일단 2023년은 10경기 출전이 전부. 그러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며 안타까지 때렸다.

2024시즌도 이주헌에게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다. 역시나 김범석 때문이다. 김범석은 시즌 초반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4월까지 타율 0.361, 2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5월에도 타율은 0.259로 떨어졌으나 홈런 세 방 터뜨렸다.

이후 내림세를 탔다. 여전히 신인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기회도 점점 줄었다. 9월 들어 20타석 18타수 1안타, 타율 0.056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도 나오고 있다.

김범석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 팀 내 다른 젊은 포수 이주헌에게 기회를 줬다. 25일 1군에 올라왔다. 일단 25일은 교체로 나갔다. 26일 데뷔 첫 선발 출전. 제대로 터졌다.

성남고 시절부터 수비로는 정평이 난 선수다. 초-중-고에서 모두 주장을 맡는 등 리더십도 갖췄다는 평가. 185㎝-92㎏로 신체조건도 좋다. 군대까지 일찍 다녀온 21세 선수다. 김범석보다 한 살 많다.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출발이 좋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수비’가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김범석은 올해 포수보다 1루수로 나간 경기가 더 많다.

박동원의 뒤를 받칠 포수가 마땅치 않다. 허도환이 있지만, 1984년생이다. 새 얼굴이 필요하다. 김범석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염경엽 감독도 “결국 포수로 키워야 할 선수다”고 했다.

대신 프로에 보장된 자리는 없다. 자기가 잡아야 한다. 일단 2년차인 올시즌까지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주헌이 나왔다. 남은 정규시즌은 한 경기다. 여기서도 좋은 모습이 나온다면 2025년까지 이어갈 수 있다.

물론 유형이 다르다. 김범석이 타격형이라면, 이주헌은 수비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주헌이 방망이까지 된다면 김범석과 경쟁에서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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