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KT가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 천신만고 끝에 5위로 가을야구에 왔다. 그리고 4위 두산까지 잡았다. 사상 첫 업셋. 뜨겁고 또 뜨겁다. 어디까지 갈지 누구도 알 수 없다.
KT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두산과 경기에서 선발 웨스 벤자민의 호투와 6회초 터진 강백호의 결승 적시타를 통해 1-0으로 승리했다.
전날 1차전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천적’ 곽빈을 맞이해 1회에만 4점을 뽑았다. 승기를 잡았고, 끝까지 지켰다. 이날도 결과는 같다. 정규시즌 자신들에게 그렇게 강했던 이병헌에게 결승점을 뽑았다.
이번이 역대 10번째 와일드카드전이다. 앞서 5위 팀이 4위 팀을 잡은 적은 없었다. 1차전 승리는 두 차례 나왔지만, 넘어서지는 못했다. 10년차인 2024년 KT가 ‘첫 케이스’를 일궜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혈투’를 벌이고 있다. 마지막 두 경기에서 키움을 연파하며 탈락 위기를 면했다. 지난 1일 사상 첫 ‘5위 결정전’을 치렀다. SSG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와일드카드전 진출.
두산을 연이틀 잡았다. 준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좋은 기운이 왔다. 욕심이 안 생길 수가 없다”고 했다. 딱 그대로 됐다.
선발 벤자민이 7이닝 3안타 무사사구 6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1~2회와 4회, 6~7회 삼자범퇴다. 정규시즌 말미 부진했다. 9월 평균자책점이 8.34다. 이날 싹 만회했다. 8회 고영표-9회 박영현으로 경기를 끝냈다.
타선에서는 강백호가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가 1안타 1득점을 올렸고, 배정대가 2안타를 때렸다. 활발한 공격력은 아니다. 대신 딱 1점이면 충분했다.
두산은 선발 최승용이 4.2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필승조 이병헌이 1이닝 2안타 1실점으로 흔들린 부분이 아쉽다. 타선은 연이틀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4위 팀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보고 말았다.
5회까지 0-0으로 맞섰다. 6회 모든 것이 변했다. 로하스가 좌측 2루타로 나갔다. 장성우가 우익수 뜬공을 치면서 로하스가 3루까지 갈 수 있게 만들었다. 이어 강백호가 좌전 적시타로 1-0을 만들었다.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만큼 기세가 좋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가 페이스가 올라온 상황에서 와일드카드전에 나섰다.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면, 그때도 좋게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언제나 아래에서 올라가려는 팀이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을야구는 얘기가 다르다. 정규시즌 성적이나 전적은 의미가 없다. 지금 ‘미쳐있으면’ 된다. KT가 그렇다.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이쯤 되면 무섭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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