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말조심해야 한다.”
강철매직의 ‘말하는 대로’다. 원하는 대로, 그리는 대로 다 되는 듯하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도 마찬가지다. 플레이오프행 100% 확률을 품었다.
KT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전에서 3-2 신승을 거뒀다. 귀하디귀한 승리다.
역대 준플레이오프는 33번 열렸다.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29회. 87.9% 확률이다. 와일드카드전이 도입된 2015년부터 계산하면 100%다. 2015~2023년 9시즌 동안 1차전은 잡은 팀이 모두 플레이오프에 갔다.
사실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나섰다. 정규시즌 막판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결과적으로 다 이겼으나 소모가 제법 컸다. 사상 처음으로 5위 결정전까지 했다. 그리고 와일드카드전에서 두산을 연이틀 잡고 준플레이오프에 왔다.
1차전 선발에 ‘구멍’이 났다. 고심 끝에 고영표를 택했다. 하루 쉬고 등판. 그래도 4이닝 1실점 호투다. 김민수(2이닝)-손동현(1이닝)-소형준(1이닝)-박영현(1이닝)이 5이닝 비자책 1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에서는 문상철이 선제 투런 아치를 그렸고, 심우준이 달아나는 적시 2루타를 쳤다. 활화산처럼 터진 것은 아니지만, 딱 이길 만큼은 냈다. 마운드가 강하니 이길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며 웃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다 되고 있단다.
그는 “와일드카드전에는 ‘4점만 내달라’고 했다. 정규시즌 때 초반 3점 뽑으면 꼭 뒤에 뒤집혔다. 그래서 4점을 말했다. 1회 4점 내고 이겼다. 그런데 점수를 더 뽑지는 않더라”며 “2차전 때는 ‘1-0으로 끝날 것 같다’ 싶었는데 진짜 그렇게 끝났다”며 웃었다.
이어 “뭔가 잘되는 것 같다. 5위 결정전에서는 오재일 대타 냈는데 이후 역전까지 갔다.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도 문상철 대타 후 수비 때 로하스 좌익수로 옮겼는데 홈 보살이 나왔다”며 다시 웃음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이날도 이강철 감독의 ‘말대로’ 됐다. “두산도 와일드카드전에서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LG는 더 쉬고 나온다. 감이 안 좋을 때 공략해야 한다. 이길 만큼 뽑고, 투수로 이겨야 한다. 우리는 계속 경기를 했다. 감도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꼭 1차전 잡고 싶다”고 강조했다.
LG 타선이 완전하지 않았다. 푹 쉬고 나오기는 했는데, 그만큼 감이 떨어진 모양새. 신민재가 2안타 2도루를 기록한 점은 돋보인다. 다른 쪽이 합계 3안타다. 이날 득점권 5타수 1안타에 그쳤다. 오스틴의 적시타로 뽑은 1점에, 상대 실책으로 얻은 1점이 전부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타순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김현수, 문보경, 문성주 등이 내용이 좋지 못했다. 타이밍이 안 맞는다”고 짚었다. 이강철 감독 예상대로다.
2차전은 어떨까. 정규시즌 말미부터 이강철 감독의 ‘촉’이 위력을 떨치는 듯하다. 마법사 군단을 이끄는 ‘강철매직’이다. LG가 실력으로 반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염갈량’의 반격은 어떻게 될까.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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