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스포츠서울이 ‘세상의 모든 재밌는 것은 여기에 담는다’는 기치 아래 ‘스페셜 스토리’(Special Story)를 선보입니다. 의외의 이야기는 서로 긴장이 풀어진 순간에 나오곤 합니다. 아는 사람(연예인)의 모르는 이야기 ‘SS백브리핑’을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장동건은 조심스러웠다. 자신으로 인해 영화 ‘보통의 가족’에 손해를 끼칠지 걱정했다. 영화 ‘창궐’(2018) 이후 6년 만에 나선 영화 홍보 자리였다. 애써 상기된 표정을 누르는 모습이었다. 4년 전, 배우 주진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대중에게 노출됐다. 주진모 휴대전화를 해킹해 대화 내용이 유출됐다. 피해자였지만 방어할 수 없었다. 내용이 대중의 비난을 살만한 내용으로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1992년 데뷔 이래 30년 넘게 이렇다할 구설에 오른 적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비판이 거셌다. 반면 휴대전화를 해킹한 일당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예인 휴대전화를 털어 돈을 요구한 가족 일당은 법정에서 징역 5년 형 등을 선고받았다. 연예인 5명에게 뜯어낸 돈만 6억 1000만원에 달했다. 이미지가 중요한 연예인 약점을 잡아 거액을 뜯어내려는 수법이었다.

장동건은 말을 아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마지막 만남에서 나왔다. 제작보고회(9월4일), 언론시사회(9월24일), 설경구 인터뷰(9월25일), 장동건 인터뷰(9월26일)까지 모두 네 차례 마주쳤다. 설경구 인터뷰는 구경하는 자리였다. “어떻게 하는지 보러 왔다. 내일 뵙겠다”고 짧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인터뷰 시간이 됐다. 장동건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작 전, 고개를 숙였다. 어렵게 입을 뗐다.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영화를 좋게 봐주셔서 조금 자신감도 생깁니다. 제 개인적인 일에 대한 궁금함도 있으실 겁니다. 다만 저 혼자만의 작품만은 아니니까 이런 상황에서 제 개인사가 혹시라도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됩니다. 이런 점을 부디 헤아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슈에 대해 먼저 양해를 구했다. 자칫 기사가 작품이 아닌 인간 장동건에게 쏠릴 것을 우려했다. 먼저 말을 꺼내고 고개 숙이는 모습이 솔직했다. 언론시사회를 앞둔 자리에서 “재판장에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파장이 일지 모르는 심경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었다.

왜 그런 표현을 했는지 물었다. 장동건은 “유독 시사회장 들어가는 복도가 길게 느껴졌다”며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처음 들어갈 때보다 시사회에서 웃음이 많이 터지면서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보통의 가족’은 토론토영화제에 초청받아 좋은 반응을 받았다. 반면 한국 배급 관계자들이 모인 시사회에서는 반응이 없었다. 조용했다. 웃음 코드가 안 맞나 싶었다. 기대했던 반응은 언론 시사회에서 터져 나왔다. ‘빵빵’ 터졌다. “여기서 영화를 볼 걸”하고 안도감이 나왔다.

장동건은 “토론토 영화제에서 완성품을 봤다. 현장에서 촬영하면서 들었던 기대감과 걱정이 있었다. 해외 관객들이 처음 영화를 보면서 세세한 포인트에서 웃어주는 게 신기한 생각도 들었다”며 “나라와 문화가 달라도 공감이 된단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영화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한국 관객에게 통할지도 관건이다. 장동건은 “해외 관객이 자막을 통해서 본 반면, 한국 관객은 실제 대사를 듣고 뉘앙스를 디테일하게 보면 그만큼 흠도 보일 수 있을 거 같다”며 걱정과 기대가 섞인 반응을 보였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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