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처음에는 다소 당황했다.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온 코치가 떠날 수도 있기에 선수단이 동요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선수들은 흔들림 없이 경기를 준비했고 결과도 잘 나왔다. 약 일 년 전 한국시리즈(KS) 전후 LG 선수단 얘기다.

당시 이슈 중심에는 이호준 타격 코치가 있었다. 김원형 감독을 해임하고 새 감독을 찾는 SSG가 이호준 코치를 감독 후보군에 올렸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단순한 후보군이 아닌, 사실상 내정됐다는 내용의 기사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2023년 11월 SSG 새 사령탑은 이숭용 전 KT 단장이 됐다. 이 코치도 감독 면접을 봤으나 SSG의 선택은 이숭용이었다.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SSG는 이숭용 감독 체제로 새롭게 시작했다.

어쩌면 올해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강인권 감독을 해임한 NC가 지난해 SSG처럼 새 감독을 물색 중이다. 현장 지도자와 해설위원 등을 두루 후보군에 넣고 감독 면접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C가 후보군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작년 SSG처럼 LG 코치 중 누군가 NC 감독 면접을 볼 수도 있다. NC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두루 활약한 이호준 수석 코치가 이번에도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핵심 코치의 이탈은 분명 손해다. 그렇지만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LG는 이미 지난해 비슷한 일을 겪으면서 성공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 상황을 반기는 모습이다.

LG 차명석 단장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NC가 새 감독을 찾는다. 이번에도 작년과 비슷한 상황일 수 있다’는 얘기에 “오히려 좋다. 우리에게는 이게 좋은 징크스가 될 수 있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코치의 타 구단 이적이 선수단에 영향을 줄 수 있지 않나?’는 질문에 “그런 거 없다. 작년에 우리 선수들을 보니 동요하지 않더라. 그런 다음에 우승했으니까. 은근히 기대되는 면도 있다”고 농담을 건넸다.

가벼운 징크스인데 때로는 무겁게 의존한다. 그만큼 가을 야구 결과가 중요하다.

염경엽 감독도 마찬가지다. 염 감독은 지난 4일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앞두고 “겉옷 안에는 작년 한국시리즈 때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다시 입으려고 잘 보관했다. 그때 잘 됐으니까 올해 다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미소 지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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