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원로배우 이순재가 건강 악화에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기다리며’ 공연을 취소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제작사 파크컴퍼니 측은 지난 11일 “이순재 선생님의 건강상의 이유로 10월 13일~10월 20일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며 이번에도 역시 ”현재 체력 저하로 휴식이 더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 부득이하게 공연의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기다리며’는 사무엘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순재를 비롯해 곽동연, 최민호 등이 출연하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89세란 고령이다. 나이를 무색케하는 활동으로 많은 배우 귀감이 됐던 이순재다.

건강 악화 소식이 알려진 건 지난 9일이다. 당시 당시 파크컴퍼니 측은 “이순재 선생님께서는 관객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평생의 신념을 지키시기 위해 무대에 서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하셨으나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강한 권고와 제작사 역시 선생님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부득이하게 공연의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12일 예정됐던 이순재의 마스터클래스 강연 ‘70년 연기 철학 역사’도 연기됐다.

앞서 이순재는 지난 4월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오디션 형식의 특별 무대로 깊은 여운을 남긴 바 있다.

이날 이순재는 “올해 우리 나이로 90세가 된 이순재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시작했다. 올해로 데뷔 69년차다. 드라마는 작품 편 수로 175편 정도, 횟수는 몇 천 편 된다. 영화도 150편 정도, 연극은 100편 미만이다”라며 인사했다.

이순재는 연기의 기본에 대해 전했다. 그는 “대본 외우는 건 배우로서의 기본이다. 대본을 외우지 않고 어떻게 연기를 하나. 배우의 생명은 암기력이 따라가야 한다”며 “대본을 완벽하게 외워야 제대로 된 연기를 할 수 있다. 대사를 말하는 게 아니다. 혼을 담아서 표현해야 하는데 대사를 못 외우면 혼이 담겨지나. 대사 외울 자신이 없으면 배우 관둬야 한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순재는 “연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연기엔 완성이 없다. 잘할 순 없어도 완성은 아니다. 완성을 위해서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고 도전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냥 열심히 하는 배우라고 기억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순재는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무대를 선보이며 감동을 전했다. 엄정화, 유연석 등 배우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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