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윤세호 기자] 승리로 향하는 발판을 놓는 삼진이었다. 상대가 추격하는 순간 정규시즌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린 타자를 잡아냈다. 삼성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김윤수(25)가 플레이오프(PO) 1차전 임무를 완수한 순간을 돌아봤다.

공 3개로 끝냈다. 김윤수는 지난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PO 1차전 7회초 2사 1, 2루에서 오스틴 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초구 하이 패스트볼에 오스틴은 헛스윙. 2구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커브에 오스틴은 타이밍을 빼앗기며 2스트라이크. 그리고 다시 하이패스트볼에 오스틴이 헛스윙하며 9회초 같은 7회초가 끝났다.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로 132타점을 올린 강타자를 압도한 김윤수다.

여운이 길게 남는 삼진이 됐다. 김윤수는 14일 PO 2차전을 앞두고도 당시 상황을 뚜렷하게 기억했다. 그는 “친구들에게 어제 경기 관련 영상을 메시지로 많이 받았다. 물론 나도 어제 상황이 잘 기억 난다”며 “일단 사인부터 생각한 대로 나왔다. 초구부터 세 번째 공까지 예상한대로 사인이 와서 자신 있게 던졌다. 두 번째 공인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걸치면서 스트라이크가 된 게 운이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중요한 경기 중요한 상황에 되게 오랜만에 올라왔다. 긴장이 많이 됐다. 그래도 잘 막으니까 오랜만에 짜릿함을 느꼈다”며 “다음에도 이렇게 중요한 상황에 나가면 어떻게든 막겠다. 짜릿함을 계속 느끼고 싶다. 너무 짜릿해서 그런지 세리머니도 나도 모르게 나왔다”고 말했다.

7회초 투구를 마친 후 동료들의 격려도 평소와는 달랐다. 김윤수는 “동료들이 마치 자신이 삼진을 잡은 것처럼 좋아하더라. 관중들의 함성도 정말 컸다”면서 “계속 이렇게 좋은 공을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돌아봤다.

PO 1차전 오스틴을 상대한 모습을 이어가면 타자 입장에서는 언터쳐블이다. 그만큼 구위에 있어 김윤수는 리그 최고 수준이다.

김윤수도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사실 그렇게 중요한 상황에서 나가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경기 후 감독님께서 내 구위가 가장 좋다는 말을 하셨다. 이제부터는 더 준비 잘해서 나가야 한다”며 “PO에 앞서 제구를 잡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썼다. 내 장점을 살리려면 속구 제구가 돼야 한다. 꾸준히 하이볼을 던지는 훈련을 했는데 어제 훈련한 결과가 잘 나왔다. 장점을 잘 살리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스트라이크존 낮은 곳보다 높은 곳에 잘 던질 자신이 있는데 마침 ABS가 됐다. 내게는 더 좋은 상황인 것 같다”라고 자신감도 드러냈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