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1패면 시즌 종료에서 띄운 초강수가 적중했다. LG의 2024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LG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1-0으로 신승했다. 점수차에서 드러나듯 투수전이었다. LG 선발 임찬규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무실점 경기를 합작했다.

임찬규는 84개의 공을 던지며 5.1이닝 3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 이번 포스트시즌 16.2이닝 3실점(2자책)으로 가을 에이스가 됐다.

에르난데스는 투구수 60개에 3.2이닝 2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 준PO 5경기 7.1이닝 무실점에 이어 PO 3차전까지 포스트시즌 6연속경기 무실점을 달성했다. 가을에 가장 믿을 수 있는 임찬규와 에르난데스 둘로 살얼음판 승리를 완성한 LG다.

이날 승리로 LG는 PO 시리즈 전적 0승 2패에서 기사회생했다. 이날 패배면 152번째 경기로 2024년이 끝났는데 153번째 경기를 만들었다.

이제는 가을에도 믿고 보는 임찬규다. 임찬규는 지난 준PO 두 경기와 마찬가지로 절묘한 볼배합과 커맨드로 임무를 완수했다. 경기 초반에는 속구 위주로 경기를 풀다가 삼성 타선이 한 바퀴 돌자 변화구 비중을 높였다. 2회까지 연속 삼자범퇴. 3회초 류지혁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지찬을 3루수 플라이로 잡아 삼성의 선취점을 차단했다.

위기는 4회초였다. 속구 커맨드가 흔들렸다. 윤정빈에게 던진 속구 실투가 우전 안타. 디아즈에게는 속구 반대 투구가 파울 홈런이 됐다. 디아즈를 범타 처리했으나 박병호에게도 가운데 몰린 속구를 던져 우전 안타. 2사 1, 3루로 몰렸다.

여기서 임찬규의 진가가 드러났다. 임찬규는 위기에서 강민호에 맞서 속구를 봉인했다. 오직 커브와 체인지업만 던졌다. 볼카운트 2-0로 불리하게 시작했으나 결국 커브로 강민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계속 찬스를 살리지 못한 LG 타선은 경기 중반 천금의 점수를 뽑았다. 5회말에 이날 경기 네 번째로 선두 타자가 출루했다. 박동원이 이승현에게 볼넷을 골랐고 박해민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다시 만든 득점권 찬스에서 문성주가 중전 안타. 1사 1, 3루에서 홍창기가 좌익수 희생 플라이를 날려 마침내 선취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추가점은 없었다. 신민재가 바뀐 투수 송은범에게 볼넷을 골라 2사 1, 2루. 그런데 오스틴이 또 김윤수에게 막혔다. 삼성은 1, 2차전과 마찬가지로 김윤수를 오스틴에 맞춰 등판시켰다. 김윤수는 초구 속구로 오스틴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다.

LG는 6회초 승부수를 던졌다. 임찬규가 첫 타자 김헌곤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자 바로 에르난데스를 올렸다. 에르난데스는 윤정빈에게 우측 펜스로 향하는 큰 타구를 맞았는데 펜스 앞에서 우익수 홍창기가 잡았다. 한숨 돌린 에르난데스는 디아즈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에르난데스도 임찬규처럼 위기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7회초 2사 3루에서 이재현을 중견수 플라이. 8회초 2사 1, 2루에서 디아즈를 속구 3개로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오지환이 2루 부근에 있는 LG 수비 시프트도 적중했다.

결국 에르난데스는 9회초 박병호, 대타 이성규, 김영웅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가을 에이스가 무엇인지 에르난데스가 증명하면서 LG가 PO 시리즈를 4차전으로 연장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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