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혹사 안 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삼성 에이스를 두고 ‘푸른 피의 에이스’라 한다. 역대로 꼽자면 시작점은 SSG 배영수 코치다. 그 계보를 있는 선수가 원태인(24)이다. 그리고 팬들은 걱정한다. 2006 한국시리즈 때문이다.
2006시즌 배영수는 8승 9패 4홀드, 평균자책점 2.92를 찍었다. 2004~2005시즌과 비교해 손색이 있다. 특히 2004시즌에는 17승 2패, 평균자책점 2.61을 찍으며 리그 MVP에 등극했다.
이유가 있다. 팔꿈치가 좋지 않았다. 아픈 팔을 잡고 한국시리즈에도 나갔다. 진통 주사를 맞아가며 마운드에 올랐다. 삼성이 4승 1무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긴 경기는 모두 배영수가 등판했다. 1차전 선발승 이후 불펜 활약. 5경기 10.1이닝, 2승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7이다.
시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불같은 강속구가 사라졌다. 여전히 에이스라 했지만, 2006시즌 전과 후는 분명 다르다. ‘팔꿈치와 바꾼 우승’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배영수가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2000년 원태인이 태어났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다. 기대대로 성장했다. 올해는 15승 6패, 평균자책점 3.66을 찍었다. 리그 다승왕에 올랐다.
플레이오프에서도 2차전 6.2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시리즈 1차전 중책까지 맡았다. 5이닝 무실점 호투. 비 때문에 66개만 던지고 강제 강판이다.
삼성 팬들은 ‘너무 많이 던진다’며 걱정한다. 24살인데 벌써 정규시즌만 885.2이닝이다.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에 이어 4차전과 7차전까지 나설 예정이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원태인은 단호하다. “당연히 던져야 한다”고 한다.
그는 “내 모든 걸 바치려고 한다. 어떤 상황이든 올라갈 수 있다. 우천 순연으로 하루 더 쉬게 됐다. 4일 쉬고 나간다. 좋은 일 아닌가. 7차전까지 가면 사흘 쉬고 다시 나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만큼 몸 상태가 좋다. 솔직히 아픈 데야 정말 많다. 또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 아닌가. 놓치고 싶지 않다. 우리 선수들 모두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6 한국시리즈 배영수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우승한다면 뭐든 못 바치겠나”라며 웃은 후 “지금은 과거처럼 혹사하지 않는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미소를 보였다.
또한 “좋은 컨디션으로 오래 야구할 수 있을 정도로 관리 잘하고 있다. 최대한 안 다치고, 오래 선수 생활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원태인은 “난 큰 무대에서 아직 증명한 적이 없다. 포스트시즌에서 꼭 증명하고 싶었다. ‘큰 경기에 강하다’는 점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나마 1차전에서 보여드린 것 같아 뿌듯하다”며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