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다시 타임머신을 돌린다. 주축 선수가 30대 후반을 바라보고 있으나 여전히 빠르고 강하다. 지난 시즌 허무하게 6강 플레이오프에서 물러난 아쉬움을 뒤로 하고 ‘FUN’한 농구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서울 SK가 희망을 품고 새 시즌 시동을 걸었다.

개막 2연승이다. SK는 지난 20일 안양 정관장을 상대로 24점차 완승. 22일에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원주 DB를 77-72로 꺾었다.

구성에 큰 변화는 없다. 김선형(36) 최부경(35) 오세근(37) 등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30대 중후반 선수들이 코트를 밟고 있으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특급 자밀 워니(30)와 오재현(25) 안영준(29) 등이 조화를 이루며 트레이드 마크인 광속 농구를 이어간다.

정관장을 상대로 뽑은 95점 중 속공 득점이 35점에 달했다. 저득점 수비 대결 흐름으로 진행된 DB전 또한 속공으로 16점을 올렸다. 여전히 김선형은 코트 위에서 가장 빠르다. 최부경은 여전히 속공에 참여한다. 워니는 속공과 지공을 가리지 않고 점수를 뽑는다.

그런데 장점만 유지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보다 수비 강도를 높였다. 활동량이 많은 오재현을 중심으로 앞선 수비를 강화했다. DB전 승리 요인 또한 오재현의 이선 알바노 봉쇄에 있다.

알바노는 시도한 야투 10개 중 하나만 성공하며 2득점에 그쳤다. 알바노의 패턴을 간파하고 알바노의 리듬을 깨뜨린 오재현의 수비가 DB전 승리를 이끌었다. 더불어 수비 조직력으로 4쿼터 치나누 오누아쿠를 제어한 것도 주효했다.

수비 성공 후 속공, 수비 실패 후에도 속공에 임하는 SK 농구다. 수비가 향상되면 속공과 오픈 3점슛 등을 통한 득점이 늘 수밖에 없다.

SK 전희철 감독은 지난 15일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SK 농구하면 스피드다. 팀 컬러가 뚜렷하다. 반대로 너무 뻔한 농구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뻔한 농구를 ‘FUN’한 농구로 보여드리겠다”며 이전과 비숫해 보일 수 있으나 똑같지는 않은 농구를 다짐했다.

하드콜 규정에 맞춰 수비에서 강하게 압박하고 찬스를 만든다. 지난 시즌에는 시즌 중 군전역으로 풀타임을 치르지 못한 안영준이 이번 시즌에는 시작부터 뜨겁게 3점슛을 꽂는다. 속공 하나만 있는 게 아닌 수비와 외곽슛도 뜨거운 SK로 진화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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