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애플TV+ ‘파친코2’ 노아(강태주 분)는 두 가지 모순점을 갖고 태어났다. 선자(김민하 분) 뱃속에서 나왔지만, 키운 아버지는 목사인 이삭(노상현 분), 낳은 아버지는 사업가 고한수(이민호 분)다. 해방 이후 일본에서 자리 잡고 산 재일교포 2세다. 부(父)의 존재도, 마음 붙일 나라도 2개다. 노아가 이 혼란을 온전히 표현해야 했다.
드라마 ‘파친코’ 메인작가이자 총괄제작을 맡은 수휴(Soo Hugh) 쇼 러너는 노아 역에 낙점된 강태주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게 맞아. 그걸 연기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냈으면 좋겠어.”
강태주는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평소 ‘파친코’ 팬으로서 정말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시즌2에서 노아로 합류해서 행복했다. 정말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다”며 “노아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 혼란스러웠지만 촬영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을 가졌다”고 말했다.
노아에 맞는 배역을 찾는 과정은 지난했다. 오디션만 3개월이 걸렸다. 5차까지 가는 테스트를 거쳤다. 셀프테이프, 화상 줌 미팅, 수휴와 케미스트리 리딩 등 숱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강태주는 “시즌1 때 어떻게 캐스팅했는지 중점적으로 보면서 많이 연습했다”며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보니 노아에 가깝게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파친코2’ 후반부 서사는 노아에게 오롯이 집중된다. 노아의 갈등은 와세다대학 합격에서 시작된다. 막대한 등록금과 기숙사비 등이 걸림돌이었다.
강태주는 “노아가 장남이었기에 좋은 대학과 직장에 가서 나은 삶을 불우한 가정을 잘살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걸림돌에 부딪히자 포기해야 했다”며 “이런 속상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숙제였다”고 말했다.
선자는 노아의 입학 포기 선언에 전전긍긍했다. 돌연 시장 두부 파는 집으로 향한다. 선자는 “여 있으면 지난 생각하면서 속이 새까맣게 탈기다. 내는 그런 꼴은 못 본다”며 노아를 달랜다. “도쿄는 두부도 더 맛있을 거야”라는 말에 뜨끈한 두부를 받아 든 노아는 “여기처럼 맛있진 않을 거야”라며 결심이 선 얼굴을 한다. 눈이 그렁그렁한 노아 얼굴을 본 선자는 그제야 안심한다.
강태주는 “그런 장면이 파친코의 매력이다.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 않아도 함축적인 표현들로 알 수 있게 한다”며 “앞으로 담대하게 나아갈 새로운 의지를 보여준 거 같다”고 해석했다.
결국 노아는 오사카에서 재일한국인으로 와세다대학에 입학한다. 동네엔 ‘우리 노아 早稲田大学(와세대대학) 합격’이라는 한글과 일본어가 섞인 현수막이 걸린다. 이중적 자아를 갖고 살아야 했던 자이니치 노아의 삶을 그대로 웅변한다.
강태주는 “비단 재일교포분들 이야기만 그런 게 아니다. 현대인들도 무리 속에서 소외당하고 겉돌지 않냐”며 “인간의 마음에 더 집중하려 했다. 물론 노아라는 캐릭터 특수성을 살리기 위한 노력도 곁들였다”고 말했다.
[SS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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