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2554일 만에 한국시리즈 승리투수가 됐다. ‘최고령’ 타이틀도 얻었다. 덕분에 팀도 2승을 먼저 챙겼다. 우승이 보인다. 그러나 방심은 없다. KIA ‘대투수’ 양현종(36) 얘기다.

양현종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8안타 2볼넷 5삼진 2실점(1자책) 호투를 뽐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데일리 MVP도 올랐다.

앞서 열린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도 KIA가 챙겼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시작했는데, 5-1 역전승이다. 투타 모두 우위다. 2차전도 양현종을 앞세워 8-3으로 이겼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90%를 챙겼다.

양현종은 2017년 10월26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 완봉승 이후 2554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7년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국내선수 최고령 선발승’ 기록을 썼다. 36세7개월22일이다. 조계현이 보유한 36세6개월2일을 넘어섰다.

속구 최고 시속은 145㎞다. 아주 빠른 공이 아니다. 대신 힘이 있었다. 경기 초반 속구만 던져서 삼성 타자들을 제압했을 정도다. 86개 던졌는데 속구만 52개다. 자신이 있었다.

양현종은 “속구 힘이 괜찮다고 느꼈다. 속구 위주로 가도 장타를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격적으로 가면서 투구수도 절약했다”고 말했다.

최고령 기록이라 하자 오히려 놀라는 모습. “최고령이에요?”라며 반문했다. “내 몸은 아직 27살 같다. 최고령은 (최)형우 형에게만 붙는 것이라 생각했다. 내게 붙었다는 게 신기하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도 든다”며 웃었다.

또한 “난 아직 최고령이라는 말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야구를 더 하고 싶고, 더 많이 던지고 싶다. 기록은 다른 형들이 깨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승리 기쁨은 마음껏 즐겼다. 거기까지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3~4차전은 대구 원정이다. 삼성 타자들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다. 자칫 2패라도 당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간다.

양현종은 “2승 먼저 했다고 여유 있는 시리즈도 아니다. 분위기 왔을 때 잡아야 한다”며 “4일 쉬고 5차전 당연히 등판해야 하지 않겠나. 네일이 4차전에 나간다. 나도 준비해야 한다. 5차전 맞춰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괜히 ‘대투수’가 아니다. 팀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다. 신바람 2연승이지만, 다시 날을 세운다. KIA에 빈틈이 없어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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