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민규 기자] ‘디펜딩 챔피언’ T1이 ‘숙적’ 젠지를 꺾고 2024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에 올랐다. 롤드컵만 오면 강해지는 T1이다. 그동안 젠지에 수없이 패하며 고개를 떨궜지만 롤드컵 만큼은 달랐다. 이제 목표는 명확하다. ‘중국(LPL) 킬러’ 본능을 깨우는 일만 남았다.
T1은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롤드컵 준결승에서 젠지에게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T1은 3년 연속 롤드컵 결승에 진출, ‘2연패’ 달성을 정조준한다. 상대는 ‘난적’ 빌리빌리 게이밍(BLG)이다.
그야말로 T1 매직이다. 시즌 때 부침을 겪더가도 롤드컵 무대만 서면 ‘강력’해진다. 상대 전적만 놓고 보면 분명 젠지가 우세했다. 특히 올해 T1은 젠지를 상대로 단 한 번도 매치승을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더 간절했다. T1이 젠지에게 설욕할 수 있었던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다.
T1은 첫 세트부터 기세를 올렸다. 탄탄한 라인 운영에 더해 한타 집중력까지 우위에 서며 젠지를 압도했다. 초반 불리한 상황이 나오기도 했지만 T1은 흔들림이 없었다. T1의 시그니처 ‘승부수’ 바론 버스트에 이어 교전에서도 승리하며 승기를 잡았고 29분 만에 1세트를 따냈다.
젠지가 반격했다. 분풀이라도 하듯 T1을 찍어눌렀다. ‘호랑이’의 포효에 T1은 무기력하게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바론 획득에 교전까지 대승을 거두며 승기를 굳혔다. 급할 것 없던 젠지는 네 번째 영혼의 용까지 챙기는 여유를 보이며 27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세트스코어 1-1 동점. T1은 초반부터 거세게 압박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유충을 싹쓸이한데 이어 교전에서도 잇달아 킬을 완성하며 격차를 벌렸다. 경기 시작 16분 만에 T1이 골드를 6000이상 앞섰다. 젠지는 반격의 물꼬를 시도했지만 T1에 모두 막혔다. 젠지는 공격의 혈을 뚫지 못했고, T1은 후반 교전에서 에이스를 띄우며 승리했다. 결승까지 한 세트만 남겨둔 것.
명운이 걸린 4세트. T1이 초반 기세를 이어가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호랑이는 사나웠다. 젠지는 용 앞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며 순식 간에 분위기를 뒤집었다. 그런데 젠지는 급했다. 다음 용 앞 한타에서 패했고, T1이 재역전했다. T1은 젠지가 부활할 틈을 주지 않고 그대로 진격해 런던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승을 확정지은 후 메인 스테이지 인터뷰에 나선 ‘구마유시’ 이민형은 젠지전 연패를 끊은 데 대해 “여기는 월즈(롤드컵)다”라고 미소 지으며 “롤드컵에 오면 다른 느낌이 있다. 게임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롤드컵 2연패를 향한 다부진 각오도 드러냈다. 이민형은 “롤드컵 결승전은 프로e스포츠 선수에게 꿈의 무대다. 우리 팀원(제우스, 오너, 페이커, 케리아)들과 함께 3번 연속 결승에 올라갈 수 있어 감사하다”며 “이번에도 좋은 결과가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결승이다. T1은 11월 2일 영국 런던 O2O 아레나에서 BLG와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친다.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한중’ 대결이 성사됐다. T1은 지난해 웨이보 게이밍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올해라고 다를 게 없다. T1이 또 한 번 정상을 바라본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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