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하이브가 ‘얼평’(외모품평) 보고서 작성을 공식적으로 시인하면서 가요계에 충격을 던졌다. “인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30일 스포츠서울이 살핀 하이브 문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관계자들의 반응은 ‘충격’이다. 기본적으로 자사 아티스트를 육성해 케이팝 시장에서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타사 아티스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역바이럴 전략도 나왔다.
가요계에서는 하이브가 ‘카더라’ 수준 이야기를 문서로 남겼다는 것에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기획사 A 관계자는 “그런 문서를 몇 년 동안 주기적으로 남겨왔다는 것에 너무 놀라웠다”며 “마치 업계 전체가 그런 보고서를 남긴다고 생각할까 불쾌하다. 분석하더라도 내부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하지 타사 아티스트를 그렇게 비난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기획사 B 임원은 “문건을 만드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카더라’를 문건으로 만들게 되면 사실이 될 수가 있다”며 “국회에서도 그 자체로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가 만든 이번 사건은 전례가 없단 점에서 가요계에 던지는 파장이 크다.
다른 소속사 C 관계자는 “업계 20년 이상 있었던 선배들조차도 처음 보는 일이라 당황스러운 분위기”라며 “개인적인 얼굴 평가를 작성하고 타사 아티스트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전략까지 나와 있어서 믿고 싶지 않을 정도”라고 전했다.
얼굴 평가를 당한 아티스트도 불쾌하긴 마찬가지다. 그동안 하이브 아티스트와 챌린지 등 콜라보레이션을 해왔지만 앞으로 어려울 수 있단 이야기도 나온다.
D 관계자는 “동향으로 이런저런 얘기는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문서로 몇 년 치를 남긴 걸 본 건 처음이다. 너무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 이게 정말 업계 동향인가 싶다”며 “실력보다 외모를 가지고 하는 거 자체가 너무 유치하다. 이제 하이브 아티스트와 챌린지 같은 걸 할 수 있겠나. ‘바보 같다’ 이런 표현도 있는데 뭘 이제 거기랑 같이 하겠냐?”고 비판했다.
자칫 이번 문건으로 인해 아이돌 K-POP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A 관계자는 “실제로 어린 그룹 멤버들끼리는 상당히 친하다. 아이들이 어른들 때문에 애꿎게 불편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며 “음악방송이 겹칠 때 콜라보나 챌린지 등 서로 간에 붐업을 할 만한 요소가 많다. 하이브랑은 그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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