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가족 예능이 가족 간 소통을 돕기보다는 세대 간 소통의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가 발표한 ‘가족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언어 사용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가족 예능 프로그램들이 세대를 아우르는 언어 사용에 부족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방송된 KBS2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채널A ‘아빠는 꽃중년’, tvN 스토리의 ‘여권 들고 등짝 스매싱’이 모니터링 대상이 됐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발견된 부적절한 표현의 사례는 무려 424건에 이른다. 프로그램 속 자막과 대사들에서 비속어나 과격한 표현, 불필요한 외국어와 유행어가 남발된 것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찢었다 뒤집어놨다”와 같은 과격한 표현과 더불어 “효놈” 같은 비속어가 쓰였고, ‘아빠는 꽃중년’에서는 출연자의 나이를 비하하는 듯한 “58세 아닌 58년 개띠”라는 표현이 등장해 문제가 됐다.
또 다른 문제로는 프로그램 속에서 외국어나 유행어가 지나치게 많이 사용된 사례다. 프로그램 내에서 ‘아빠는 딥슬립’과 같은 외국어 표현이나 ‘초통령’, ‘육퇴’와 같은 신조어는 젊은 층에게 익숙할 수 있지만 시청자층이 넓은 가족 예능에서 이러한 표현들이 과도하게 사용되는 것은 공감을 저해할 수 있다.
부적절하거나 부자연스러운 표현으로도 “낯가림 1도 없는 텐션”, “텐션 UP(업)”, “비주얼 해녀” 등이 제시됐다.
방심위 언어특위는 “육아 예능 프로그램이고 아동에게 초점을 두는 만큼 아이들의 발화나 행동, 생각을 자막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으나 아동의 미숙한 발음을 강조하는 건 아동의 미숙함을 희화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예의에 어긋나는 표현과 부정확한 표현이 많다. 친하다고 무례한 지적이 용인될 수 없으며 이러한 장면이 그저 재밌는 상황으로 노출된다면 타인의 외모를 지적하는 일 등이 당연시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의 외국어 발화나 생각을 자막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의도적 표기 오류가 많다. 가족 예능은 나이, 세대를 불문하고 모든 가족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바른 방송언어를 사용하고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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