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 김신록 “강동원 검술, 대한민국 영화계 보배” 극찬
“액션 영화 찍을 나이 얼마 안 남아” 아쉬움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영화 ‘군도’(2014) 때 목검을 휘둘렀을 때 멈춰지지 않았거든요. 매일 목검을 천 번씩 휘둘렀어요. 골프 치느라고 채를 하도 휘두르고 해서 그런지 이번에 목검이 제가 원하는 위치에 딱 서더라고요. 골프가 전완근 운동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봐요.”
강동원은 얼굴에 여유가 흘러넘쳤다. 영화가 좋은 스코어를 기록해서만은 아니다. 수없이 반복한 연습이 화면에서 잘 구현됐단 생각에서다. 넷플릭스 영화 ‘전,란’에서 천영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최고 칼잡이 천영 역을 맡았다. 한두 번 잡은 검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더 숱하게 칼을 잡고 허공에다 휘둘렀다. 새로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장엔 감탄이 쏟아졌다. 강동원 액션을 본 김신록은 “그렇게 수려한 움직임을 할 수 있는 배우가 없다. 대한민국 영화계 보배”라며 “액션을 너무 잘해서 액션 팀이 대역을 하기 어려워했다. 그 정도로 대체 불가한 배우”라며 극찬했다.
“검술 액션을 전문으로 하는 팀이 있지 않아서 합 짜기가 쉽지 않았어요. 무술 감독님이랑 얘길 많이 했어요. 더 새로운 검술 액션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잘 보셨다면 그건 모두 노력이 묻어난 덕분이에요.”
해를 거듭하며 액션에 대한 생각도 깊어졌다. 강동원은 “나이를 먹으면서 좋은 건 여유가 생긴 건데 나쁜 건 회복이 더딘 것”이라며 “아직 운동 능력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다음날 일어났을 때 ‘왜 이렇게 힘들지’ 할 때가 있다. 그러면 전날 운동할 날이다. 예전보다 회복되는 건 다르다”고 멋쩍게 웃어 보였다.
“배우로서 4~50대 열심히 해야지 싶어요. 액션 영화는 많이 찍어놔야겠어요. 나이 들면 못 하잖아요. 지금 나이에 맞는 것도 10년 후면 못할 테니까요. ‘브로커’(2022) 촬영 끝나고 소파에 누웠는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때 액션 영화 3개를 기획했어요. ‘전,란’이 들어와서 무조건 한다고 했어요.”
우산을 들어주며 소녀들의 ‘꺅’ 소리가 나오게 했던 ‘늑대의 유혹’(2004) 태성 같은 미소년 오빠는 이젠 없다. 이제 노비까지 내려놨다. 대신 거친 분장도 능히 소화할 얼굴이 됐다.
“동원! 이제 수염이 어울려!”
박찬욱 감독이 설립한 모호필름 백지선 대표가 모호한 대답을 내놨다. 칭찬과 안타까움 어디쯤 있는 감탄이었다. 강동원은 “감독님이랑 분장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예전엔 수염을 붙여보니 안 어울려서 안 했다”며 “이번에 해보니까 제법 그럴듯해서 놀랐다. 이제 수염이 어울리는 나이가 됐다”고 웃었다.
초반 등장도 강렬하다. 도망치다 추포돼 끌려온다. 말에 묶인 채 도성에 당도한다. 강동원은 “머리를 풀어 헤쳐서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거 아냐고 걱정했다”며 “다 감독님이 생각하고 계신 게 있었다”며 신뢰를 보냈다.
“시나리오보다 영화를 더 잘 찍는 사람이야. 천재야. 내가 보장할게.”
‘전,란’을 제작한 박 감독은 영화를 연출할 김상만 감독을 강동원에게 이렇게 소개했다. 칸의 거장이 미국에서 줌(Zoom) 미팅까지 자처하며 추천하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강동원은 김 감독 연출에 대해 “전개가 빠른데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좋았다. 김 감독님은 성격도 좋고 다재다능하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역시 선수는 선수를 알아보는 법이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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