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 투 와이어로 3년 11개월 만 우승
비회원 메이저퀸 이어 회원으로 첫 감격
경쟁자 추격 따돌리고 따낸 챔피언트로피
“나를 믿었다, 내년엔 더 좋아질 것” 자신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4년여 만이다. 정식 회원으로 일군 첫 우승. “내년엔 더 좋아질 것”이라고 환하게 웃더니 특유의 ‘화려한 세리머니’로 우승 기쁨을 표현했다. 원조 ‘장타 퀸’ 김아림(29·한화큐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승째를 따냈다.
김아림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 있는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6536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바꿔 4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러시아의 나탈리아 구세바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 탓에 한·미 프로 투어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던 2020년 12월 비회원 자격으로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한지 3년 11개월만. LPGA 회원 자격으로 따낸 첫 우승컵을 하와이에서 품었다.
첫날 단독 선두로 나서 나흘 동안 리더보드 최상단에서 내려오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어서 기쁨이 두 배다. 우승상금 45만달러(약 6억2000만원)을 거머쥐어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109만 9359달러)했다. 김아림의 LPGA투어 통산 상금은 313만 8132달러다.
US여자오픈으로 ‘메이저 퀸’ 칭호를 받은 김아림은 이번 우승으로 LPGA투어 롱런 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잔디나 경기장 등 모든 게 낯설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내 게임에만 집중하고, 내 라인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이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LPGA투어 진출 후 네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어 장거리 이동과 시차, 다양한 기후와 잔디 등에 이미 적응했다. 학수고대하던 우승컵을 품에 안았으니, 자신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김아림 역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을 것으로 희망한다”는 말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아림의 자신감은 이번 대회 우승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특히 최종라운드에서는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해 2번홀에서 보기를 적었다. 그러나 3번홀에서 곧바로 바운스 백했고, 버디 두 개와 보기 1개를 바꿔 1타를 줄인채 전반을 끝냈다. 한때 구세바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2연속 버디를 낚은 뒤 차분한 경기운영으로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18번홀에서는 이른바 ‘챔피언 퍼트’를 버디로 장식해 LPGA투어 진출 후 생애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자축했다. 흔들림없는 멘탈로 경쟁자의 추격을 뿌리치고 따낸 우승이어서 “나를 믿었다”는 김아림의 자신감을 대변했다.
이번 우승으로 CME 글로브 포인트를 65위에서 22위로 끌어올렸다. 상위 60명까지 출전권을 주는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진출을 사실상 확정한 셈이다.
김아림의 우승으로 올시즌 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선수들은 도합 3승을 기록 중이다. 6월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양희영이 첫 번째 승전고를 울렸고, 9월 유해란이 FM 챔피언십에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고진영이 12언더파 276타로 7위, 김효주는 10언더파 278타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쳐 톱10에 한국인 선수 세 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황유민은 3언더파 285타로 공동 35위, 이소영은 5언더파 283타로 공동 26위를 각각 기록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