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대체 선수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페퍼저축은행은 V리그 개막 후 1라운드가 지나지 않은 시점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어깨 부상, 기량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자비치와 결별했고, 대체 선수로 테일러를 데려왔다.

테일러는 9일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아쉬움이 컸다. 공격성공률은 27%로 많이 낮았고, 13득점에 머물렀다. 3세트만 소화했는데 범실은 7회로 적지 않았다. 블로킹 득점은 하나에 그쳤고, 서브에이스는 없었다. 전체적으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한 첫 경기였다.

사실 대체 선수에게 엄청난 활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애초에 트라이아웃에서 뽑히지 않은 선수다. 어느 정도 기량 수준은 드러났다. 어쩔 수 없이 교체하긴 했지만, 자비치보다 무조건 나을 것이라 전망할 수 없다. 오히려 그 이하일 가능성이 더 크다.

그래서 필요한 게 영리한 경기 운영이다. 페퍼저축은행은 미들블로커 장위를 보유한 팀이다. 올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는 중앙 공격수다. 장위가 전위에 있을 때 더 다채로운 패턴의 공격을 구사해야 테일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도 “테일러가 오면 장위를 더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전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1세트 페퍼저축은행의 리시브효율이 62.5%로 높았는데 테일러의 공격점유율이 48%로 너무 높았다. 공격의 절반을 때릴 만한 기량을 보유한 선수가 아닌데 과부하가 걸렸다. 2~3세트처럼 리시브가 무너지면 어쩔 수 없지만 최대한 다양하게 공격을 구사해야 외국인 선수 쪽에서 드러나는 약점을 지울 수 있다.

국내 공격수들의 활약도 필수다. 박정아, 이예림 등이 레프트 쪽에서 어느 정도 해결해줘야 분산이 된다. 테일러에게 의존할 수 없는 구조에서 국내 선수들의 득점 분담은 꼭 나와야 페퍼저축은행이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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