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타이베이=김동영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은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1차 결실은 오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봐야 한다. 15개월 남았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한국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류중일 감독은 “팬들께 죄송하다. 보완할 점이 많다. 왜 국제대회에서 계속 탈락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파악하고, 잘 준비해야 한다.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투타에서 주요 전력이 빠진 상태로 임한 대회다. 부상자가 속출했다. 특히 선발 쪽이 아쉽다. 대회 전부터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선발이 안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그랬다. 쿠바전에서 4이닝 무실점을 만든 곽빈이 가장 잘 던진 투수다. 초반부터 전력을 다하면서 힘이 일찍 빠졌다.

첫 경기 대만전에서 고영표가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일본전에는 최승용이 나섰는데 1.2이닝 2실점이다. 도미니카전은 임찬규가 등판해 3이닝 3실점이다. 탈락의 가장 큰 원인이다.

류중일 감독도 “선발투수 싸움에서 진 대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빠진 이들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문동주(한화), 원태인(삼성), 손주영(LG) 등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타선도 아쉬움이 있다. 김도영이 펄펄 날기는 했다. 타율 0.412, 3홈런 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503이다. 이번 대회 예선 라운드 전체 홈런-타점 2위다.

다른 쪽이 아쉽다. 김도영을 3번으로 고정했다. 4번에서 김도영과 ‘쌍포’가 될 파트너가 딱히 보이지 않았다. 류 감독은 “노시환 있었으면 4번 고민도 안 했다”고 했다.

현재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서는 성과를 봤다. 프리미어12에서는 한계가 보였다.

무엇보다 선발투수를 키워야 한다. 대표팀에는 언제나 ‘슈퍼 에이스’가 있었다. 투수진 전체가 에이스였던 적도 있다. 옛말이 됐다.

이번 프리미어12를 통해 절절하게 깨달았다. 선발이 부족하다. KBO리그 전체적인 문제다. 2026 WBC에서는 달라야 한다. 달라지지 않는다면 또 1라운드 탈락 아픔만 겪을 뿐이다.

야수진도 전체 밸런스가 좋아져야 한다. 특정 한 명만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테이블 세터가 살아 나가고, 중심타선에서 해결하는 그림이 나와야 한다. 하위타선 역시 힘을 보여야 한다.

홍창기-신민재 LG 테이블 세터는 나름의 몫을 했다. 하위타선에서는 박성한과 최원준이 뇌관이 됐다. 중심에서 김도영만 보였다는 점은 뼈아프다. 전체 타선의 조화가 맞지 않았다. WBC에서도 이러면 곤란하다.

더 궁극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 부상 관리다. KBO리그 구단들이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대표팀은 있는 자원에서 추려서 뽑는다. 애초에 아프면 뽑을 수조차 없다. 아프지 않아야 대표팀도 산다.

불펜은 기대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마무리 박영현을 필두로 김서현 등 전체적인 투수들이 자기 역할을 해냈다. 대표팀 최대 강점이다. 다른 쪽까지 같이 강해지면 최상이다.

2026년 3월 2026 WBC 1라운드가 열린다. 일본과 호주, 체코 등과 묶였다. 대략 15개월 남았다. 이번 프리미어12 실패를 잊어서는 안 된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