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왜 그가 ‘차세대 포켓 퀸’인지 느끼게 했다.

최근 꿈에 그리던 ‘세계 챔피언’ 등극을 코앞에 두고 아쉽게 물러서야 했던 서서아(22·전남연맹·세계랭킹 12위)가 일본 포켓볼 역사인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인으로는 9년 만에 우승했다.

서서아는 24일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서 끝난 제57회 전일본선수권 결승전에서 중국의 왕 쉰통(세계랭킹 31위)을 9-2로 누르고 정상에 섰다. 8강에서 타니 미나, 4강에서 레이오 오쿠다 두 일본 선수를 연달아 따돌린 그는 결승 초반 1-2로 뒤졌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8게임을 내리 따냈다. 그는 ‘롤모델’인 김가영 이후 9년 만에 한국 선수로 전일본선수권 챔피언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스스로 한 단계 더 진화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최근 푸에르토리코에서 끝난 세계10볼선수권에서 사상 첫 결승까지 진격했는데 뜻밖에 실책이 나오면서 크리스티나 트카흐(러시아)에게 역전패하며 준우승했다.

서서아는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나도 모르게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며 “결승 경험이 부족한 게 드러났다. 오히려 이번 경험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오픈에서 우승한 뒤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여러 번 입상은 했지만 원하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 대회 반짝 우승 이후 사라지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그저 운이 좋았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마음의 변화가 찾아왔다. 서서아는 “스스로 ‘내가 조급했구나’라고 돌아보게 됐다. 마음을 내려놔도 될 것 같다고 여겼는데 실제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고 했다.

비록 꿈에 그리던 세계 챔피언 타이틀은 놓쳤지만 사상 첫 결승에 오르며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그리고 결승전 실패 경험을 벗 삼아 귀국 후 곧바로 출전한 전일본선수권에서 우승 결실을 봤다.

서서아는 내달 18~19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올 시즌 마지막 국제대회인 아시아남녀10볼선수권 출전을 대비한다. 성장통을 이겨낸 그가 유종의 미를 거둘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