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국내 프로축구 최대 라이벌인 울산HD와 포항 스틸러스가 사상 처음으로 코리아컵(전 FA컵) 우승 트로피를 두고 맞대결한다.

울산과 포항은 30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을 치른다.

프로와 아마를 통틀어 국내 최강 축구팀을 가리는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 FA컵으로 불리다가 올해 코리아컵으로 거듭났다. 결승전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을 탈피했다. ‘한국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판 대결로 벌어진다. 웸블리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을 벌이는 잉글랜드 FA컵을 벤치마킹했다.

‘흥행 요소’는 갖춰졌다. K리그에서 ‘동해안 더비’로 장기간 라이벌 구도를 두고 있는 울산과 포항이 겨룬다. 맞대결을 이틀 앞둔 28일 낮 12시 기준으로 예매표만 2만6000장 이상 팔렸다. 한파가 몰아치고 중립 지역에서 열리는 경기임에도 3만 안팎의 구름 관중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양 팀 K리그 통산 전적에서는 포항이 65승54무63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라이벌다운 팽팽한 승부 역사를 증명한다. 다만 올 시즌 리그에서는 네 차례 맞대결에서 울산이 3승1패로 압도했다. 코리아컵에서도 양 팀은 힘겨루기를 지속했다. 이제까지 4강에서만 네 번 겨뤘다. 포항이 2승1무1패로 우위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20년으로 당시 전,후반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 승리한 적이 있다.

◇‘첫 더블 정조준’ 울산vs‘최다 우승+ACL2 꿈’ 포항

울산은 광주FC, 포항은 제주 유나이티드를 각각 꺾고 결승에 올랐다. 우승 동기부여는 서로 충만하다. 울산은 올 시즌 K리그1 3연패를 일찌감치 확정하면서 코리아컵을 대비, 구단 사상 첫 더블(2관왕)을 겨냥한다. 무엇보다 리그 우승 기쁨을 누렸으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엘리트(ACLE)에서 충격의 5전 전패를 당했다. 김판곤 감독을 중심으로 더블을 해내 명가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의지로 충만하다. 울산은 2017년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적이 있다. 7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우승하면 2013년 포항, 2020년 전북에 이어 한 해 리그와 코리아컵을 석권한 역대 세 번째 팀이 된다.

포항 역시 우승컵이 간절하다. 주력 요원 줄부상 속 올 시즌 가까스로 K리그1 파이널A에 진입했는데, 6위에 머물렀다. 코리아컵에서 우승하면 차기 시즌 ACL2 출전권을 바라볼 수 있다.

포항은 ‘디펜딩 챔프’다. 지난해 전북을 누르고 통산 5번째 우승(1996 2008 2012 2013 2023)을 차지한 적이 있다. 현재까지 전북, 수원 삼성과 대회 최다 우승 공동 1위다. 올해 울산을 제압하면 대회 2연패와 더불어 최다 우승 팀으로 우뚝 선다. 포항은 지난 27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ACLE 원정(0-2 패)에서 코리아컵을 대비,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울산 김판곤 감독은 “리그 우승했지만 (코리아컵 결승 역시) 선수의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총력을 다해 팬에게 더블을 안기겠다”고 말했다. 포항 박태하 감독은 “선수의 땀과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헛되지 않게 꼭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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