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뉴진스의 ‘계약해지 선언’에 이어 프로미스나인도 하이브와 결별한다.

프로미스나인은 오는 12월 31일부로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와 전속 계약을 종료한다. 플레디스는 “당사는 프로미스나인 멤버들과 향후 개개인의 미래와 활동 방향에 대해 오랜 시간을 가지고 깊이 논의했으며, 상호 간 충분한 대화 끝에 전속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프로미스나인은 2017년 방송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를 통해 탄생한 그룹이다. 지난 2021년 오프더레코드 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 통합 과정에서 플레디스로 이적했지만, 3년여 만에 결별을 알렸다.

일찌감치 프로미스나인의 전속계약 종료는 예견됐다. 앞서 프로미스나인 멤버들은 직접 긴 공백기에 대한 아쉬움을 표출했고, 팬들은 소속사에 “프로미스나인을 방치하지 마라”며 분노를 표출해왔다.

지난 8월, 1년 2개월 만에 신곡 ‘슈퍼소닉’으로 컴백한 프로미스나인은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멜론의 ‘톱 100’ 차트에서 최고 기록 10위를 달성하고 음악방송 4관왕을 기록하는 등 커리어하이를 했다.

그러나 많으면 한 해에 3~4번 앨범을 발매하는 하이브 다른 그룹들과는 달리 유독 프로미스나인만 음악 활동이 적어 아쉬움을 샀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과거엔 걸그룹은 팬덤 규모가 작아서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K팝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이는 완전히 깨졌다. 1000억원을 넘긴 뉴진스의 지난해 매출만 봐도 그렇다”며 “플레디스 소속 보이그룹 세븐틴, 투어스에 비해 프로미스나인에 대한 회사의 지원이 부족했다고 팬들이 지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짚었다.

물론 프로미스나인의 전속계약 종료가 해체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멤버 전원이 함께 새로운 둥지로 이동할 수도 있고, 적을 다른 곳에 둔다 하더라도 ‘따로 또 같이’ 그룹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다만 국내 1등 기획사로 꼽히는 하이브에서 한 그룹의 멤버 전원이 계약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는 점은 그만큼 하이브의 걸그룹 관리가 부족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또 다른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뉴진스도 이에 앞서 ‘계약해지’를 주장했다. 프로미스나인과 달리 뉴진스의 경우는 약 5년 정도의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데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기 때문에 완전한 이별까지는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이브가 뉴진스에 소송을 걸고 이기더라도 뉴진스의 독립을 막을 수는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럴 경우 어도어 민희진 전 대표의 퇴사에 이어 뉴진스까지 ‘탈 하이브’ 하며 어도어는 ‘껍데기’만 남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진스와 프로미스나인을 제외하면 하이브는 걸그룹으로 르세라핌과 아일릿, 캣츠아이 등을 보유하게 된다.

르세라핌은 우월한 글로벌 성장세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코첼라 무대로 인한 실력 논란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고, ‘마그네틱’으로 데뷔와 동시에 히트를 기록한 아일릿 역시 ‘뉴진스 표절 논란’ 관련 법적 분쟁이 예고된 상황이라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도 성장 중이지만 애초 해외를 타깃으로 한 그룹이라 내수시장을 겨냥하는데 한계가 있다.

최대 IP인 방탄소년단 완전체의 부재 속 후발 주자들을 통해 빈자리를 메워 나가려던 하이브에게 있어서는 상당한 타격일 수밖에 없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과거엔 걸그룹이 7년의 벽 못 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엔 전원 재계약을 성사한 트와이스 등 선례도 있다. 그러나 대형 기획사인 하이브에서 이를 성사시키지 못한 건 아쉬운 부분”이라며 “프로미스나인 멤버들 모두 활동 의지가 강한데 그런 그룹의 계약 유지를 못했다는 건 플레디스와 하이브의 허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꼬집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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