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정말 빠르게 배웁니다.”

여자프로농구(WKBL)에 괴물 루키가 떴다. ‘여제’이자 ‘국보’로 불리는 박지수(26·갈라타사라이)도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 데뷔 시즌 세 경기 연속 더블-더블. 주인공은 인천 신한은행 루키 홍유순(19)이다.

홍유순은 5일 하나은행전에서 14점 10리바운드를 올렸고, 9일 BNK전에서는 13점 13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쐈다. 14일 삼성생명과 경기에서 10점 12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일궜다.

루키 선수가 첫 시즌 세 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만들었다. 단일리그가 도입된 2007~2008시즌 이후 처음이다. ‘국보’ 박지수도 하지 못한 일이다. 박지수는 2016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B스타즈에 지명됐다. 첫 시즌 두 경기 연속 더블-더블만 3회 기록한 바 있다.

이시준 감독대행은 “홍유순은 중학교 때 농구를 시작했다. 늦었지만,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 마음가짐이 정말 좋다. 코치진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든 해내려 한다. 훈련을 하면 바로바로 흡수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맑게 보이기도 하고, 가끔 멍해 보일 때도 있다”며 웃은 후 “대신 코트에 들어가면 완전히 다르다. 정말 다부진 모습이 나온다. 동료들과 관계도 좋다.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될성부른 떡잎은 확실했다. 홍유순은 2024~2025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다. 신장 179㎝로 아주 아머아머하게 큰 것은 아니지만, 리바운드 센스가 탁월하다. 공에 대한 집중력도 강하다. 3점슛은 거의 던지지 않는다. 2점슛 성공률은 54.4%로 안정적이다. 최근 세 경기는 68.2%다.

재일교포 4세 선수다. 중·고·대학을 모두 일본에서 다녔다. 오사카산업대 중퇴 후 농구에 ‘올인’했다. 한국에서 꽃을 피우고자 한다. 국가대표가 꿈이라 했다.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은 홍유순을 두고 “센세이션 일으킬 것”이라 강조했다. 일본에서 3X3 선수로 주로 뛰었다. 부족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커버한다. 코치진이 지시하면 그대로 수행한다. 실적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구나단 감독이 수술을 받으면서 자리를 비운 상태다. 이시준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다. 현재 하나은행과 공동 최하위다.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현재 4승10패인데, 4위 KB스타즈가 5승9패다. 봄 농구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루키 홍유순이 ‘키’로 확실히 떠올랐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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