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한국 예능 콘텐츠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한 해로, 콘텐츠 제작과 소비 방식의 전환이 두드러졌다. 전통적인 방송사들은 과거의 성공 공식을 답습하며 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반면 OTT와 웹 예능은 기존의 제약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족했다. 스포츠서울이 선정한 올해의 예능프로그램과 예능인을 만나보자.

◇베스트 키워드상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는 요리 서바이벌 포맷에 계급 갈등이라는 메시지를 결합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프로그램의 구조는 ‘흑수저’ 요리사와 ‘백수저’ 요리사가 팀을 이루어 대결하는 방식이다.

백종원과 미슐랭 3스타 셰프 안성재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사연과 요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흑백요리사’는 공개 후 3주간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쇼 부문 글로벌 TOP 10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예능의 글로벌 가능성을 재확인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쿡방 장르가 단순한 레시피 쇼에서 벗어나 서사적 깊이와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베스트 힐링상 - 뜬뜬 ‘풍향고’

‘풍향고’는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제작한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다. ‘핑계고’에 출연한 황정민이 프로그램명을 ‘풍향고’로 잘못 부른 것을 계기로 MC 유재석이 ‘바람 따라 떠나는 여행 예능’이라는 콘셉트를 제안하며 기획됐다.

유재석, 황정민, 지석진, 양세찬이 출연하여 ‘노 어플 즉흥 해외여행’이라는 콘셉트로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없이 지도를 활용하며 여행을 진행, 예상치 못한 상황과 현지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자연스러운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풍향고’는 첫 에피소드 공개 후 실시간 시청자 수가 8만 7천 명을 넘었으며, 공개 하루 만에 280만 뷰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러한 성과는 유튜브 웹 예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배우 황정민의 첫 웹 예능 고정 출연작으로서 그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고 유재석과의 호흡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즉흥 여행의 재미와 함께 힐링을 제공하며 현대인의 여행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베스트 도파민상 - 웨이브 ‘피의 게임3’

웨이브의 대표적인 서바이벌 예능 시리즈 ‘피의 게임3’는 2024년에도 강렬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시즌은 개그맨 장동민, 프로게이머 출신 방송인 홍진호, 전 아나운서 김경란 등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들이 모여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번 시즌의 주요 특징은 참가자 간의 심리적 갈등과 전략적 연합이다. 이들은 서로를 속이고 협력하며 생존을 위해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였으며, 참가자 개개인의 성격과 전략이 드러나는 순간들이 큰 재미를 선사했다. 장동민의 날카로운 추리력과 홍진호의 게임 감각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특히 주목받았다.

‘피의 게임3’는 웨이브의 구독자 수 증가에 크게 이바지했다. 방영 이후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발표 기준 비드라마 TV-OTT 검색 반응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프로그램의 높은 화제성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인공지능 기반의 게임 분석 시스템이 도입되어 참가자들의 선택과 행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게임에 새로운 차원을 더했다. 이러한 기술적 시도는 프로그램을 단순한 서바이벌 예능 이상의 실험적 포맷으로 확장하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했다.

그결과 ‘피의 게임3’는 단순히 경쟁과 생존을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심리와 사회적 관계를 탐구하는 깊이 있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베스트 시청률상 - tvN ‘서진이네2’

tvN의 ‘서진이네2’는 해외에서의 한식당 운영이라는 콘셉트를 중심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시즌은 더 다양한 메뉴와 문화적 교류를 강조하며 한식을 알리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출연진들의 자연스러운 케미스트리는 프로그램의 큰 장점 중 하나로, 이서진, 박서준, 최우식 등 출연진은 각자의 캐릭터를 극대화하며 재미를 더했다.

특히, 현지 주민들과의 교류 과정은 문화적 차이를 넘어서는 따뜻한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이는 단순히 한식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 간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프로그램의 깊이를 더했다. 안정적인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하며 tvN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의 예능인상 - 유재석

2024년에도 유재석은 예능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했다. 그는 국민 MC로서의 명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후배 예능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세대 간 소통을 끌어냈다.

특히 유재석은 ‘놀면 뭐하니?’를 통해 창의적인 포맷을 실험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었고, ‘유 퀴즈 온 더 블럭’ ‘핑계고’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게스트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공감을 끌어냈다. 또 신선한 아이디어와 인간적인 진행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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