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오징어게임2’에 대한 강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2’가 26일 오후 5시 전세계에 공개되며 다시 한번 글로벌 인기를 예고하고 있다. 스포츠서울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시즌2 전회차 7회분을 사전 시사했다. 이에 이번 시즌에서 주목해야 할 이야기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기사를 내놓는다. <편집자주>
○△□① 복권과 빵, 노숙자들은 모두 ‘복권’을 골랐다
1회부터 강렬한 메시지를 내보낸다. 하층계급이 가진 욕망을 직시한다. 종각역 탑골공원에 있는 노숙자를 찾아간 양복남(공유 분)은 빵과 복권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하라 말한다. 배고픈 이들이기에 당장 빵을 택해야 했지만, 일확천금을 꿈꾸고 하나같이 복권을 고른다. 모두 꽝이다. 이윽고 양복남은 봉투에 든 빵을 모조리 바닥에 놓고 화풀이하듯 구둣발로 짓이긴다. 군침을 흘리는 노숙자에게 당신들이 선택한 일이라며 분풀이하듯 말한다.
서늘한 계급의식을 드러낸다. 동시에 게임을 설계한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돈에 눈이 멀어 먹을 것에도 손이 가지 않는 궁지에 몰린 인간의 탐욕을 지적한다. 이는 게임에 참여하는 456명도 다르지 않다는 걸 증명해보픈 일종의 프리퀄 시퀀스로 볼만하다.
○△□② “456번 게임에 돌아온 걸 환영한다”
“게임을 멈출 수 있을 것 같아? 영웅 흉내 내지마”
‘오징어게임’을 관통하는 주제 의식은 인간의 욕망이다. 성기훈은 인간에게 남은 양심과 이타심을 믿는다. 반면 프론트맨은 인간의 이기심을 게임으로 증명하려 한다. 황동혁 감독의 전작 ‘남한산성’(2017)처럼 선명한 대립구도를 보여준다. 청에 항복해야 한다는 주화파 최명길과 끝까지 항전하자는 척화파인 김상헌처럼 기훈과 프론트맨이 인간을 보는 시선은 판이하게 다르다.
“돌아가서 남은 인생을 빚쟁이들에게 쫓기며 살겠냐”는 시즌1, 2를 관통하는 대사는 폐부를 찌른다. 게임 진행은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민주적인 절차지만, 이 또한 많은 갈등을 양산한다. 게임을 깨기 위해 다시 돌아온 기훈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규칙을 정확히 알고, 사람들에게 게임 메뉴얼을 적극 설파한다. 시즌1의 허술했던 기훈이 아니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건진다.
기훈 앞에는 두 가지 모순된 숙제가 주어졌다. 게임에서 살아 남아야 것, 게임을 완전히 깨야한다는 것이다. 게임 속 생각이 많은 기훈은 “쌍문동 노랭이 성기훈이”라는 친구 정배(이서환 분)의 말을 듣기까지 단 한 번도 웃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③ “투자의 최종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못 들었어?”
‘빚쟁이 소굴’이라는 게임 참가자의 이력은 전작과 이어진다. 동시에 시즌2는 코인 투자로 거액의 빚을 진 이들이 게임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젊은 참가자들이 대폭 늘어났다. 시즌1보다 활기를 띤다. 이명기(임시완 분)는 코인 유튜버로 인기를 끌었지만, 그가 추천한 코인이 폭락하며 쫓기다가 게임 속으로 들어온다. 래퍼 타노스(최승현 분)도 피해자 중 하나기에 명기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참다못한 명기는 “투자의 최종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라며 항변하지만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게임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기준이다. 게임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들은 목숨을 건 ‘오징어게임 투자’에서 죽음이라는 최종책임을 지게 된다.
‘오징어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을 쟁취한 최후의 1인이 성공한 길을 보여주는 서바이벌 드라마가 아니다. 죽고 없어진 455명의 생명을 반추한다. 인생과 게임을 평행선에 놓고 목숨을 담보로 도박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를 보낸다.
○△□④ 딱지·제기·팽이…향수 자극하는 오리지널 ‘K-게임’
첫 번째 게임에서 탈락한 인원은 99명. 살아남은 이들은 365명이다. 죽음을 본 이들은 그제야 살려달라 요청한다. 그것도 잠시. 365명이 ‘죽음 값’ 99억원으로 1인당 받을 수 있는 돈은 2712만원이다. 여기서 주저하고 갈등한다. 죽을 고비를 넘겼는데, 고작 이 돈이냐는 것이다. 욕망은 이들을 다시 단두대 위로 올려놓는다. 다시 두 번째 게임이 시작된다.
팀을 짜야 한다. 딱지치기, 비석 치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팽이 돌리기까지 다섯 개의 오리지널 ‘K-게임’이 등장한다. 살아남아야 한다. 눈치껏 신체 조건이 강한 남자끼리 모인다. 사회에서 작동되던 약자를 배제하는 논리는 여기서도 유효하다.
반전이 있다. 노모, 성소수자, 임산부, 무당 등 사회적 약자가 속한 그룹이 가장 게임을 잘한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어야 이 게임에서 살아남는다는 걸 이들은 좀 더 빨리 알아차려야 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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