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오징어게임2’에 대한 강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2’가 26일 오후 5시 전세계에 공개되며 다시 한번 글로벌 인기를 예고하고 있다. 스포츠서울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시즌2 전회차 7회분을 사전 시사했다. 이에 이번 시즌에서 주목해야 할 이야기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기사를 내놓는다. <편집자주>

① 456억원의 상금을 탄 성기훈(이정재 분), 456번으로 다시 돌아왔다

“456억 원을 모았는데, 왜 이 게임을 다시 하는 거에요?”

사람들이 묻는다. 그 많은 돈을 벌고도 왜 다시 목숨을 건 ‘오징어게임’에 참여하게 됐는지 의아해한다. 명료하다. 이 게임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다. 사람의 목숨값을 1억원으로 책정, 이를 놓고 사람들의 욕망을 부채질하는 프론트맨의 계획을 좌절시키기 위해서다.

계획은 쉽지 않다. 게임이 거듭되며 참가자들은 반으로 쪼개진다. 게임을 계속해서 돈을 쌓으려는 자, 게임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가려는 자. 가슴팍에 ‘X표’를 붙인 성기훈은 분열을 종식시키기 위해 갖은 힘을 쓴다. 마침내, 프론트맨의 의지를 좌절시킬 절호의 기회를 잡는다. 핑크맨 총기를 탈취하며 반격에 시도, 그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② 게임 속으로 들어온 프론트맨, 그의 이름은 오영일(이병헌 분)

예상치 못했다. 등장까지 짐작했지만, 게임 속으로 들어올지 몰랐다. 참가자 ‘001번’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시사회 객석에선 탄성이 나왔다. 이름은 오일영. 번호를 그대로 딴 이름이다. 시즌1 오일남이 게임의 호스트였지만, 정체를 숨기고 게임에 참여했던 것처럼 프론트맨이 이번에 그 역할을 맡았다.

오영일은 성기훈 옆에 찰싹 붙어 한 팀으로 임한다. 그를 적극적으로 돕지만, 순간순간 티 나지 않게 방해한다. 팽이 돌리기를 할 때, 자꾸만 실수한다. 잘한다고 했건만 좀체 팽이를 돌리지 못한다. 팀원이 다 죽기 직전인 순간, 극적으로 팽이 돌리기에 성공한다. 자신이 쓰지 않던 왼손으로 팽이를 돌리다 오른손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예리한 시청자들은 눈치챘을 터. 이런 오영일 아니 프론트맨의 배신은 극적인 순간, 전격적으로 이뤄진다. 기훈은 이름도, 번호도 수상한 그를 눈치챘어야 했다.

③ 6·25도 살아 남은 장금자(강애심 분), 아들과 함께 성장한다

제작발표회 때부터 둘의 존재가 유독 부각됐다. 노름빚에 허덕이는 아들, 이를 갚기 위해 참가한 금자. 두 사람은 참가자 456명의 처지와 다를 바 없지만, 시즌2에서 분량을 많이 할애했다. 금자의 독특한 캐릭터 설정 때문이다. 금자는 그 나이대 노년층처럼 배움도 짧고, 선입견도 강하다. 트렌스젠더 현주에게 “흉악스럽다”고 내뱉는가 하면, 맹목적인 자식 사랑에 게임의 걸림돌이 될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다. 성장한다. 공동체 사회 속에서 서서히 젖어 들며 자신이 가진 편견을 내려놓고 젊은 층과 융화되기 시작한다. ‘OX투표’ 역시 금자가 키맨이다. 시사 후 저녁 자리에서 만난 양동근은 기자에게 “미국 시사에서도 한국의 모자 관계에서 파생한 이야기에 매우 흥미로워했다”고 귀띔했다.

④ 고귀하고 책임감 강한 현주(박성훈 분), 마지막까지 책임감 다했다

트렌스젠더라는 굴레 속에 목숨도 끊으려 했다. 게임에 참여한 건 성전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커밍아웃을 하고 직장에서 잘렸다. 하필 그게 특전사였다. 마음은 홀가분했지만, 돈이 없어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상금이 어느 정도 차자, 게임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태국으로 가 거기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자 한다. 故 변희수 하사가 살았다면 이런 모습일까 싶은 마음에 애잔해진다.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존재다. 얼굴이 예뻐서가 아니다. 자신이 가진 군인 출신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성기훈의 반란에 적극 가담한다. 총을 쏘는 법도 엄호하는 법도 적의 위치도 그가 가장 잘 안다. 끝까지 남아 이 게임을 끝내려 한다. 마지막 순간 비겁한 선택을 한 해병대 출신 강대호(강하늘 분)와 가장 대척점에 섰기에 현주의 존재는 더욱 도드라진다. 박성훈은 드디어 재준이(‘더 글로리’)를 뛰어넘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⑤ 한물 간 랩퍼 타노스(최승현 분), 이것은 고도의 ‘거울치료’인가

타노스(최승현 분)는 시즌2에 펼쳐지는 게임에서 가장 빌런이다. 약자를 짓밟고 괴롭힌다. 이명기(임시완 분)가 진행하는 코인 유튜브 방송을 보고 수억 원을 날렸기에 게임에 들어온 그를 수시로 못살게 군다. 그게 훗날 프론트맨이 설계한 게임 속 게임에서 명기의 트리거를 당기게 될 것이라는 걸 미처 알지 못했다.

최승현의 연기는 빈틈이 없다. 다만 호불호는 있을 수 있다. 마약 전과에도 그가 ‘오겜2’ 안에서 십자가 속 숨겨온 마약을 삼키는 장면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만큼 연기가 밉상으로 잘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고도의 ‘거울치료’(자신과 동일한 행동을 하는 상대방을 보며 반성)인가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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