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e스포츠도 감독이 중요하다.”
어떤 종목이든 뛰는 건 선수가 한다. 그러나 이들을 이끌 ‘지휘자’가 중요하다. 감독이다. e스포츠도 다르지 않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T1이 증명했다. ‘쏘닉’ 신명관 감독이 팀을 바꿨다. 이제 관심은 ‘다음’이다.
T1은 20~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트로피카나 가든스 몰 컨벤션 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펍지(PUBG) 글로벌 챔피언십(PGC) 2024 그랜드 파이널에서 최종 5위에 올랐다.
2일차까지 1위를 달렸다. 마지막 날 주춤하면서 우승을 놓쳤다. 결과는 아쉽다. 그러나 ‘잘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만큼 페이스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1년 10월 팀 해체를 선언했다. 이후 2024년 다시 팀을 꾸렸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e스포츠 월드컵(EWC)에 출전하며 재출발을 알렸다.
성적이 아주 좋지는 못했다. PGC 2024를 앞두고 ‘쏘닉’ 신명관 감독을 영입했다. 원래 다나와 e스포츠 감독이다. 일종의 임대다. PGC 2024만 임시로 맡아 지휘하기로 했다.
결과는 대박이다. 서킷1부터 서킷3까지 치르며 그랜드 파이널 진출권을 따냈다. 그랜드 파이널에서도 2일차까지 1위를 달리는 등 힘을 냈다.
기본적으로 ‘교전지향적’ 팀이다. 복싱으로 치면 화끈한 인파이팅을 선호한다. 여기에 운영까지 더했다. 사실 누구도 T1을 우승 후보로 놓지 않았다. 5위도 충분히 놀라운 성적이다.
현장에서 지켜본 관계자들은 “감독 하나 바뀌었다고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나 싶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렇게 PGC 2024가 끝났다. ‘쏘닉’ 신명관 감독의 임무도 끝이다.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신 감독은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2일차까지 1위였으나, 3일차에 못한 것도 우리 실력이다. 앞에 맛있는 것이 있는데 못 먹은 느낌이기는 하다. 그 부분에서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든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고 돌아봤다.
이어 “처음 T1을 맡으면서 무엇보다 팀원에게 신뢰를 얻고자 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번 PGC 기간에는 나를 팀원으로 인정해줬다는 기분이 들었다. 한국에서 준비할 때도 느꼈고, 여기 와서도 느꼈다. 팀이 많이 발전했다”고 덧붙였다.
거취를 물었다.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나도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다. 펍지(PUBG)에서 더 우승해야 한다. 우승할 수 있는 팀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사실 신 감독은 PGC 2023 우승 사령탑이다. 다나와를 이끌고 정상에 섰다. 올해도 우승을 차지했다면 개인적으로는 2연패다. 아쉽게 달성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우승이 고프다.
PGC 2024를 끝으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도 비시즌에 돌입했다. 선수 인-아웃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 감독도 마찬가지다. 세계 정상에 올라서 봤고, 정상권이 아닌 팀을 이끌고 돌풍까지 일으켰다. ‘역량’은 확실하다.
일부 팬들은 “감독 필요 없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감독은 분명 있어야 한다. 과연 2025시즌 ‘쏘닉’ 신명관 감독의 팀은 어디가 될까.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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