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무거운 마음으로 사과한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김원섭 회장이 ‘가혹행위’ 피해자를 비롯해 직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가혹행위’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스포츠윤리센터가 조사에 착수하자, 뒤늦은 사과와 수습에 나선 것이다. ‘사과’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 있는 실천과 지속적인 ‘재발 방지’다.

스포츠서울은 19일 “죽을 만큼 힘들어, 정신과 진료 받고 있다” 폭언·욕설·협박에 시달린 KPGA 직원의 절규, 23일 “온 가족이 불안해한다” 욕설·폭언 KPGA 임원, 대놓고 ‘2차 가해’…두려움에 떠는 피해직원 등의 단독보도로 KPGA 한 고위 임원이 직원에 저지른 가혹행위와 2차 가해 등을 전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김 회장은 지난 26일 KPGA 전직원을 대상으로 회의 소집 후 공식 사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KPGA 직원에 따르면 김 회장은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무거운 마음으로 사과한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기 때문에 큰 책임을 느낀다”면서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상처받은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나를 포함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런 일은 용납이 될 수 없다”며 “협회 책임자로서 마음이 아프다. 다시 한 번 직원 여러분과 가장 크게 아픔을 겪고 고통을 받은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늦었지만 ‘사과’를 했다. 지난 23일 협회명으로 발표한 형식적인 ‘사과문’은 아니었다. 당시 본지는 협회의 사과 대상이 누구인지 모호한 점을 지적하며 진정성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당시 피해 직원은 “지원과 노력은 말 뿐이다. 어떠한 사과와 지원책 없이 ‘유급 휴가를 써도 된다’는 말만 들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결국 김 회장이 수습에 나선 셈이다. 분명한 것은 단순히 ‘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실천’이 뒷받침돼야 한다. 게다가 추가 조사 과정에서 가해 임원에게 욕설·폭언 등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 직원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KPGA 한 직원은 “가해 임원에게 폭언·욕설을 당한 피해 직원이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해당 임원의 행태가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며 “김원섭 회장이 사과와 함께 전수 조사를 이어가기로 합의 했다. 이를 계기로 협회 내에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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