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올해 세계 최대 규모 가전·IT 전시회 CES 2025의 최고 스타는 단연 젠슨 황이다.

젠슨 황은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만 3조7000억달러(약 5400조원)으로 세계 2위인 굴지의 기업이다. 이런 기업의 수장이 8년 만에 CES를 찾았으니, 일거수일투족이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CES를 찾아 신제품 설명회와 기조연설을 하는 등 광폭행보를 하는 ‘황의 입’에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그의 입에서 국내 기업과 기업인 이름이 나와 화제다.

◇“삼성 HMB 성공 확신, 최태원 회장 만날 것”

‘황의 입’을 통해 나온 기업은 삼성전자, 기업인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이다. 엔비디아가 채택한 반도체 메모리와 밀접한 관련을 맺은 기업들이다.

젠슨 황은 8일(한국시간) “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테스트하고 있다. (개발을)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가 처음 사용한 HBM 메모리는 삼성이 만든 것이었다. 그들은 (이 지위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SK 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납품 중이지만, 삼성은 아직 테스트 중이다.

지난해 3월부터 테스트했는데, 10개월 이상 이어지는 문제에 대해 “한국은 서둘러 하려고 한다. 좋은 자세이지만, (10개월도) 오래 걸린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은 설계를 변경해야 할 것이고, 매우 빠르고 혁신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신뢰를 보였다.

◇HBM 완성 꼭 필요한 삼성전자

‘황의 입’을 통해 “삼성전자는 해낼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삼성전자는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아 아쉬움을 남겼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IT 수요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주력 레거시 메모리 수요가 부진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가 8일 공시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으로 2023년 4분기보다 130.5%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29.19% 감소했고, 시장 전망치(7조80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삼성전자 측은 “4분기에 메모리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미래 기술 지배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증가 등으로 실적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젠슨 황이 지적한 것처럼 HBM을 정상적으로 양산하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AI 혁신 강조한 최태원 회장 승부수

젠슨 황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면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미 AI 시대 생존을 위해 엔비디아와 긴밀하게 협업 중이다. 엔비디아의 GPU가 SK텔레콤 AI데이터센터에 설치될 예정이고, SK하이닉스의 HBM은 엔비디아에 공급되고 있다.

최 회장과 젠슨 황 CEO는 AI의 중요성을 인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최태원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에 방문해 젠슨 황 CEO와 회동했다.

11월에는 국내에서 열린 SK AI서밋에 젠슨 황이 영상 축사를 보내 “SK하이닉스의 HBM 덕분에 무어의 법칙(반도체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증가)을 넘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덕분에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선두로 뛰어올랐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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