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통령’을 뽑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전례 없는 뜨거운 경쟁 구도로 주목받고 있다. 역대 최다인 6명의 후보가 등록, 다자 구도다. 갈수록 과학화, 산업화하는 체육계는 단순히 체육인 뿐 아니라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공정과 상식이라는 사회 트렌드가 반영, 혁신을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그게 이번 체육회장 선거 경쟁률로 반영됐다. 체육회장의 정책과 철학이 향후 한국 체육에 미칠 영향은 더욱더 커질 전망이다. 스포츠서울은 선거를 앞두고 6명의 후보를 만나 대표 정책 공약에 관한 세부적인 비전을 들었다. 2244명의 선거인단은 물론 한국 체육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최후 출사표도 담았다.<편집자주>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5번 오주영(39)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이 내건 최대 정책 공약은 체육계 적폐 청산과 더불어 ‘지도자가 존중받는 세상’이다. 세부적으로는 지도자에게 선거권을 매기는 것이다.
오 후보는 “많은 분이 지도자를 위한 것을 두고 ‘처우 개선’으로 뭉뚱그려 얘기한다. 그저 수당 늘리고, 호봉제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진정한 지도자 처우 개선은 선거권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 알아서 모든 게 해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체육회장 선거 시 지도자는 선거권이 없다. 그래서인지 시도 체육회장을 만났을 때 지도자 얘기하는 사람 거의 못 봤다. 오로지 예산 독립만 외치더라”며 “지도자가 그들의 파트너로 인식이 될 때 세상이 바뀐다. 지도자가 존중받고 제 것을 펼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회장에 당선하면 현재 2300명 수준의 선거인단을 2만3000명으로 늘리고, 17개 광역 지자체에 투표소를 설치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역시 지도자의 선거권 참여 등 투표권 확대와 궤를 같이한다. 오 후보는 “체육회장은 물론 종목단체 회장 선거도 이젠 체육 통념이 아니라 사회 통념으로 가야 한다”며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된 것을 보라. 법원이 선거인단 추첨 과정은 물론, 선거에 물리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을 배제하는 것 등을 두고 불공정성을 인정한 것 아니냐”며 “선거인단이 선택에 의해서 (투표를) 하지 않는 것과 하지 못하는 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육계는 특수 선거다. 인원수를 정해서 하지 않느냐. 투표를 못 하는 것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러면 각 부문별 선거인 배정을 왜 하느냐”고 말했다.
오 후보는 근래 들어 총선, 대선 투표율이 증가하는 것을 예로 들면서 “요즘 체육계 정서도 다르지 않다. 사회 통념을 매겨 우리 역시 투표 참여율을 늘려야 한다. 당장 참여 안 하던 분도 가까운 동료나 지도자가 참여해 바뀌는 세상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체육회서부터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지도자 처우 개선하고 기득권 타파도 중요하나, 선거권을 폭넓게 확대하고 투표 참여를 늘리면 해결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인단에게…“대한민국 체육의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시작은 대한체육회 개혁이다. 봉사라는 이름으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권한을 품고 책임을 다해 근본적 변화를 이끌고 싶다. 절박한 심정으로 하겠다. 여러분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회장은 유명하고, 돈이 많고, ‘나만 할 수 있다’고 외치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 목소리를 듣고 발로 뛰어 해결해주는 사람이다. 그런 회장이 되고 싶다. 일할 기회를 달라. 여러분의 믿음으로 체육계를 바로 세우겠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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