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손흥민(33)의 토트넘 사랑은 여전하다. 그러나 ‘쌍방’은 아닌 듯하다. 토트넘은 적당히 헤어질 준비를 하는 듯하다. ‘공짜 이적’은 막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1년 연장에 담긴 속내다.

손흥민은 최근 각종 이적설이 휩싸였다. 독일, 스페인, 튀르키예 등 유럽 전역을 돌아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이적은 없었다. 토트넘이 지난 7일(한국시간)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

손흥민은 “나는 토트넘을 사랑한다. 토트넘은 모든 선수가 뛰고 싶어 하는 꿈의 구단이다.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이라는 시간이 매우 좋았다. 더 뛸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난무하던 이적설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언제든 다시 올라올 수 있다. 다년계약이 아니라 딱 1년 연장이기 때문이다.

풋볼인사이더, ESPN 등은 “손흥민은 토트넘과 다년계약을 맺고 싶었다. 토트넘이 원하지 않았다. 1년 연장 옵션만 실행했다. 손흥민의 미래에 대한 의문은 여전한 상태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원래 계약은 2025년 6월까지다. 이번 1월 보스만 룰(계약이 6개월 이하로 남을 경우 자유롭게 다른 팀을 찾고, 사전계약을 맺을 수 있는 권리)을 적용받게 됐다.

이적할 마음만 먹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손흥민의 토트넘 사랑은 ‘찐’이다. 그냥 ‘설’만 돌았다. 그사이 토트넘이 옵션을 실행했다. 기간이 1년 늘어났고, 2026년 6월까지가 됐다.

6개월 혹은 1년 후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질 수 있다. 여기서 토트넘의 선택 이유가 보인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공짜로 보낼 생각은 없다. 당연히 이적료를 챙기고 싶다.

상황을 지켜본 듯하다. 여전히 유럽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손흥민이기에 여러 팀이 관심을 보였다. 여차하면 한 푼도 챙기지 못할 상황이 되자 급하게 옵션을 발동한 모양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보내기로 결정한다면,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뭔가 움직임이 있을 전망이다.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2026년 1월이 되면 또 보스만 룰 적용을 받는다.

손흥민은 묵묵히 자기 일을 하고 있다.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 9일 리버풀과 카라바오컵 4강전에서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뇌진탕으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 모든 마음과 힘은 벤탕쿠르와 함께한다”고 적었다.

올시즌 7골 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리그에서는 5골.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기량이 떨어졌다’고 판단할 법도 하다. 축구는 비즈니스다. 맞다. 그러나 10년간 헌신한 선수를 ‘돈’으로 보는 듯해 씁쓸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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