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마이네임. 사진 | 인코드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청순’, 정공법이다.

K팝 시장이 점점 더 강렬한 퍼포먼스를 강조하는 흐름으로 나아가는 가운데, 정통 청순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걸그룹이 등장했다. 세이마이네임(SAY MY NAME)이 그 주인공이다.

세이마이네임(히토미, 메이, 카니, 도희, 준휘, 소하, 승주)의 신곡 ‘샤랄라(ShaLala)’는 레트로한 사운드와 아날로그 감성이 어우러진 곡이다. 봄 기운이 느껴지는 멜로디와 청순한 매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S.E.S., 에이핑크, 러블리즈, 여자친구 등 정통 K팝 걸그룹의 계보를 잇는 흐름이다. 주류가 된 걸크러시 스타일과는 결이 다르다.

세이마이네임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 과거 S.E.S.와 핑클이 청순한 비주얼과 맑은 사운드를 중심으로 걸그룹 시장을 개척했다면, 에이핑크는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콘셉트의 폭을 넓혀 대중성과 음악성을 잡았다. 러블리즈와 여자친구는 서정적 멜로디와 섬세한 감정을 중심으로 색깔을 지켜왔다.

세이마이네임은 이 흐름을 현대적 감각으로 계승하고 있다. ‘샤랄라’는 90년대 걸그룹의 맑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세련된 편곡과 탄탄한 리듬감을 가미해 완성도를 높였다. 멤버들의 부드럽지만 선명한 음색은 곡의 서정성에 깊이를 더한다.

세이마이네임 ‘샤랄라’ 뮤직비디오. 사진 | 인코드

뮤직비디오와 무대 연출도 정체성이 명확하다. 세이마이네임은 학교 체육복을 활용한 스타일링을 통해 ‘풋풋한 학창 시절’이라는 전형적인 청순 걸그룹의 정서를 극대화했다. 여자친구가 데뷔 초 구현했던 하이틴 감성과도 같은 맥락이다.

세이마이네임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리더 히토미의 존재감이다. 일본 걸그룹 AKB48과 한일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인 히토미는 다년간의 아이돌 경험을 팀 운영에 녹여냈다.

특히 수록곡 ‘처음 만난 그날처럼’(He told me) 작사에 참여해 세이마이네임의 색을 직접 그려 넣었다. 히토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언어가 서툴러 소통이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며 “그때 한 팬이 ‘너의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줬다. 그 말이 큰 힘이 되어 가사에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팬과의 교감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작업은 세이마이네임이 단순히 ‘청순 콘셉트’를 넘어 감성과 내러티브를 중요시하는 팀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과거 정통 K팝 걸그룹들이 앨범 서사에 감정적으로 몰입하며 팬들과 유대감을 형성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한 가요 관계자는 “K팝이 글로벌화되며 해외 음악 스타일을 적극 차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K팝의 핵심은 ‘K’”라며 “세이마이네임은 K팝 걸그룹이 가진 고유의 청순 감성을 현대적으로 풀어가고 있다. 이들의 성장세가 기대되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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