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 사진 | ENA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난 ‘무한도전’ 때부터 위기였다.”

김태호 PD가 성적 부진 여론 속에 ENA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3’(이하 ‘지구마불3’)로 돌아온다.

김 PD는 20일 서울 마포구 쇼킹케이팝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제 회사에서 만든 콘텐츠 중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지구마불3’는 국민 예능 ‘무한도전’의 김 PD가 MBC 퇴사 후 설립한 제작사 ‘테오(TEO)’의 작품이다. 주사위를 던져 여행지를 정하는 독창적인 방식과 곽튜브, 빠니보틀, 원지 등 ‘곽빠원’ 3인방의 개성 강한 리얼리티로 고정 마니아층을 확보한 인기 시리즈다. 이번 시즌은 ‘지구마불 테마파크’를 표방한다.

김태호 PD, 빠니보틀. 사진 | ENA

다만 ‘지구마불3’는 공교롭게 김 PD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최근 작품 성적이 아쉽다는 평가 탓이다. JTBC 예능 ‘My name is 가브리엘’(이하 ‘가브리엘’)이 큰 화제성 없이 종영한 데 이어 MBC 복귀작 ‘굿데이’도 기대 이하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굿데이’는 출연진 중 한 명인 김수현의 故 김새론 논란 여파로 악재도 겹쳤다. 김수현의 녹화를 강행했다가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고 제작진이 사과했지만, 프로그램 이미지와 책임자인 김 PD의 신뢰도가 타격을 입었다.

김태호 PD, 곽튜브, 원지, 빠니보틀, 김훈범 PD. 사진 | ENA

정작 김 PD는 성적 부진 비판 여론에도 냉철했다. ‘가브리엘’은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포맷 판매에 기대감을 가진 콘셉트였다”는 김 PD는 제작비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며 “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싶었던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지드래곤의 고정 예능 ‘굿데이’는 음악 제작이 늦춰지며 다양한 장면을 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다. 하지만 시청률, 유통 면에선 만족한다는 김 PD는 ‘굿데이’ 후반부에 “결과물이 나오니 기대감을 갖고 봐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태호 PD. 사진 | ENA

‘지구마불’ 시리즈는 김 PD 특유의 실험적인 예능 스타일과 여행 크리에이터의 자유로운 감성이 결합된 예능이다. ‘무한도전’의 ‘하루 만에 세계일주’ 특집에서 보여준 즉흥성과 리얼리티 요소도 일부 반영됐다. ‘굿데이’의 부진과 논란 속에서 김 PD가 ‘지구마불3’로 반등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김 PD는 “‘무한도전’을 하던 2008년부터 ‘위기’, ‘시험대’라는 얘기를 들었다. 오히려 그런 게 없다면 ‘잘하고 있는 건가’ 의심이 들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완성형이 되는 순간 새로운 것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결핍이 새것을 고민하게 만드는 자양분이었다”며 “거친 바람이 있을 때 오히려 독기 품고 새로운 것을 고민하는 환경이 됐다”며 의연하게 답했다.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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