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염진근 기자]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경영 악화로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MBK파트너스의 과도한 배당과 부동산 매각 방식이 홈플러스를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먹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입점 업체들은 줄도산 위기에 처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는 MBK파트너스의 ‘수익 극대화’ 전략이 홈플러스 부실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약 7조 2000억 원에 인수한 후,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back)’ 방식이었다.
MBK는 홈플러스의 핵심 자산이었던 점포 40여 곳을 매각한 후 다시 임대하는 방식으로 수천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컸다. 매각된 점포의 임대료 부담이 급증하면서 홈플러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었고, 운영 비용 증가로 인한 경쟁력 저하가 이어졌다. 실제로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016년 5000억 원대에서 2023년 1000억 원대로 급감했다.
또한 MBK는 홈플러스에서 대규모 배당을 실시해 투자금 회수에 집중했다. 홈플러스의 실적이 악화하는 와중에도 MBK는 배당을 통해 1조 원 이상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MBK의 경영 방식은 단기적인 수익만을 추구하고, 홈플러스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훼손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에 김 회장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사태에 대해 “더 이상 손 쓸 방법이 없었다”며 사재 출연을 통해 일부 소상공인의 피해를 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면피성 대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김 회장이 내놓은 사재 출연 규모는 약 500억 원 수준이다. 홈플러스의 채무 규모(약 3조 원)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금액이다. 또한 MBK가 홈플러스를 통해 회수한 투자금(1조 원 이상)과 비교했을 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형식적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김 회장은 최근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해외에서 거주하며 한국 경제 위기 상황과 거리를 두고 있어 ‘먹튀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김 회장과 MBK의 경영 방식을 강하게 질타하며, 18일 홈플러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청문회에도 불참했다.
MBK의 단기 수익 극대화 전략으로 피해를 입은 것은 홈플러스만이 아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홈플러스에 입점한 중소 협력사들이다.
홈플러스는 매출이 급감하면서 협력사들의 정산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현재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협력업체 300여 곳이 대금 미지급으로 인해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부도 위기에 놓였다.
특히 식자재, 생활용품 등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은 홈플러스 의존도가 높은 경우가 많아, 법정관리 돌입 이후 연쇄 부도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협력업체 협의회 관계자는 “MBK가 점포 매각으로 현금을 챙기는 동안, 우리는 대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MBK는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말고 피해 보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 및 국회도 MBK 책임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로 인해 사모펀드의 무책임한 경영 방식에 대한 제도적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MBK의 투자 및 배당 구조를 조사해 사모펀드의 장기 보유 의무를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역시 MBK파트너스의 투자 방식과 관련해 심층 조사를 검토 중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기업 가치를 높이기보다는 단기 이익만 챙기고 빠져나가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사태는 단순한 기업 실패가 아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수익 극대화’라는 명목 아래 홈플러스의 체력을 고갈시키고 떠난 결과다. 그 피해는 홈플러스 직원들, 협력업체,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의 무책임한 경영 방식을 규제하고, 장기적인 기업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는 투자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국민과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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