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세터 유광우가 30일 의정부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정한용과 기뻐하고 있다. 제공 | 한국배구연맹
토스하는 유광우. 제공 | 한국배구연맹

[스포츠서울 | 의정부=정다워 기자] 대한항공 베테랑 세터 유광우(40)가 팀을 천안으로 인도했다.

대한항공은 30일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KB손해보험에 세트스코어 3-0(25-20 25-20 28-26) 승리했다.

플레이오프 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역대 1차전에서 패하고 챔프전으로 향한 확률은 10.6%에 불과했는데, 대한항공은 그 주인공이 됐다.

지난 2차전과 마찬가지로 주전 세터로 유광우 카드를 꺼낸 작전이 주효했다. 좋았던 분위기,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토미 감독의 계산이었다. 유광우는 2차전에 선발 출전해 뛰어난 경기력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외국인 선수 러셀의 공격성공률을 61.54%로 끌어올리며 찰떡같은 호흡을 과시했다.

3차전도 다르지 않았다. 유광우의 지휘 아래 대한항공 공격수들이 현란하게 춤을 췄다. 러셀은 60%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2득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유광우는 김민재(11득점), 정지석(10득점), 정한용(9득점)까지 좌우중앙을 고르게 활용하며 KB손해보험 블로커 라인을 흔들었다.

유광우를 향한 토미 감독의 신뢰도 확실했다. 대한항공은 1~2세트 승리 후 3세트 들어 초반 주도권을 빼앗기며 중반까지 4~5점 차로 뒤졌지만 유광우를 빼지 않았다. 결국 대한항공은 끈질기게 추격해 막판 역전하며 3세트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2순위로 삼성화재의 지명을 받아 프로 데뷔한 유광우는 ‘삼성 왕조’의 일원으로 활약하며 국내 최고 세터 칭호를 얻었다. 2016년 우리카드를 거쳐 2019년 대한항공에 입단한 뒤에는 동년배 한선수의 백업으로 뛰는 경우가 많았다. ‘항공 왕조’에서 유광우는 주연이 아닌 조연이었다.

이번 봄 배구에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선수가 1차전에서 흔들리며 유광우가 등장했고,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반전을 만들며 대한항공을 챔프전으로 인도했다.

유광우의 지휘 아래 대한항공은 5년 연속 챔프전으로 향한다. 정규리그 3위에 머물며 5시즌 연속 통합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왕좌는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항공 왕조’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플레이오프였다.

상대는 현대캐피탈. 두 팀의 첫 번째 맞대결은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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