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파즐리가 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4세트 결정적인 서브 에이스를 기록한 뒤 포효하고 있다. 2024. 12. 4. 장충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우리카드 알리(오른쪽)가 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2024. 12. 4. 장충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다음시즌 V리그에서 실력 좋은 이란 선수를 못 볼 위기에 놓였다.

이번시즌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삼성화재 파즐리와 우리카드 알리는 웬만한 외국인 선수 이상의 기량을 발휘하며 이란 출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페르시안 특유의 강력한 피지컬에 승리를 향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됐다. 아시아쿼터라 몸값까지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가성비’까지 갖췄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심지어 알리는 아시아쿼터가 아닌 외국인 선수로 지원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란 선수들은 다음시즌 아시아쿼터로도 중용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남자부에서만 무려 45명의 이란 선수가 트라이아웃에 지원했기 때문이다. 우수한 실력을 갖춘 만큼 더 많은 구단에서 관심을 보여 추가 유입이 예상됐다.

기대와 달리 다음시즌에는 이란 선수가 아예 V리그에서 뛰지 못할지도 모른다. 배구계에 따르면 이란 국적 선수들은 송금 문제로 인해 국내 무대에 발을 내딛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게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핵 협상 제안을 거부하고 “전례 없는 폭격”을 언급하는 등 극단적인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이미 이란은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데 이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임금을 지급하기 위한 송금이 문제가 된다. 이번시즌까지만 해도 해외 법인 등을 이용한 송금이 가능했다. 그러나 다음시즌에는 이것마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란 선수를 원하지만 현재 국내 은행권에서는 이란으로 송금이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구단에서 직접 주는 것은 물론이고 에이전트나 제삼자를 통해 거래조차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외교적 트러블을 감당할 수 없어 발생하는 일이다.

한국배구연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배구연맹(FIVB)에 질의한 상태다. 러시아 선수의 경우 전쟁으로 인해 비슷한 경제제재를 받았지만 FIVB에서 임금을 받아 전달하는 방식으로 해외 리그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도 비슷한 방식으로 풀 수 있을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일부 구단의 경우 이란 선수에 매력을 느끼고도 모기업과 미국과의 관계로 인해 아예 영입을 포기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송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이란 선수를 데려올 수 없다면, 호주,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적 선수들의 인기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실력 면에서는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외교, 국제 문제가 발생하면 모기업에서도 부담을 갖게 된다. 무리해서 영입할 수는 없다. 아쉽지만 다른 국적 선수를 선발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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