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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스포츠서울 김경윤기자]2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경기는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집요함이 승부를 갈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 감독은 찰스 로드의 이탈로 골밑이 헐거워진 KGC를 상대로 집요하게 골밑 공략을 하며 89-66(21-15 19-10 18-23 29-16 31-18) 낙승을 거뒀다. 외국인 선수 아이라 클라크, 커스버트 빅터, 함지훈 등 골밑을 공략할 수 있는 선수들은 계속해 문을 두드렸고, 오세근-김민욱, 두 토종 센터가 버틴 KGC의 골밑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이날 모비스는 단신 외국인 선수 빅터가 리바운드 14개를 기록할 정도로 거의 모든 선수가 골밑을 공략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재학 감독의 집요함이 무서운 건 강·약을 맞추며 골밑을 파고 들었다는 점이다. 유 감독은 이날 2쿼터에 주전 가드 양동근와 대들보 함지훈을 벤치로 불러들여 힘을 비축했다. KGC의 골밑 방어 자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경기 후반 싱싱한 선수들로 골밑을 다시 파고 들겠다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KGC는 3쿼터에 반짝 힘을 냈지만, 모비스는 4쿼터에 체력의 우위로 점수차를 급격하게 벌렸다. KGC 김승기 감독대행은 “그동안 로드의 공백으로 오세근의 체력이 떨어져있었다. 원활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의 골밑 공략은 가드 라인의 우위로 번졌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었다. 이날 모비스는 1쿼터에서만 스틸 4개를 기록했다. 대부분 가드 라인에서 공을 빼았았다. 전통적인 가드 강팀 KGC를 상대로 앞선에서 우위를 보이는 이변을 연출했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후 이점에 대해 “골밑 수비가 원활하지 않은 KGC의 가드들이 부담을 느끼면서 코트를 넘어왔을 것”이라면서 “로드가 있었다면 뒤에 받혀주는 선수가 있어 마음 놓고 공격을 진행했을텐데, 그렇지 않다보니 가드 라인이 헐거워졌다. 이점을 노렸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강약을 조절한 골밑 공략 작전으로 KGC를 간단히 꺾었다. 농구의 흐름을 알고 판을 짠 유재학 감독의 지략이 돋보인 경기였다.
bicycl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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