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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오리온 이승현(24·196㎝)이 챔피언결정전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챔피언결정전에서 궂은일을 하며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지만 우승을 확정지은 뒤에는 가장 빛나는 선수가 됐다.
이승현은 29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오리온의 우승 확정 후 진행된 기자단 투표에서 이승현은 87표 중 51표를 얻으며 MVP로 선정됐다.
2014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오리온의 지명을 받은 이승현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45경기에 뛰며 경기당 11.2점, 5.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원주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PO) 3경기, 울산 모비스와의 4강 PO 3경기 등 6경기에서 경기당 34분 55초 동안 11.8점, 3.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선 자신보다 20㎝ 이상 큰 KCC의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을 상대로 버텨냈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도 “(이)승현이가 하승진을 잘 막아주기 때문에 준비된 수비를 할 수 있다. 승현이가 벤치에서 쉴 때조차 불안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현은 “운이 좋은 것 같다. 프로 두 시즌 만에 우승하기도 쉽지 않은데 무척 기쁘다. 신인드래프트 때 감독님이 절 뽑아주셔서 감사드린다. 그 때 목표한 것이 ‘KBL의 두목’이 되겠다는 것이었는데 한발짝 다가간 것 같다. 오늘이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라는 것을 경기 끝나고서야 알았다. 부모님께 축하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승진을 잘 막은 것에 대해서 이승현은 “지난 시즌 때부터 승진이 형을 맡아 왔기 때문에 더 자신감이 있었다. 시즌 때 승진이형의 몸상태가 너무 좋아져서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동영상을 보며 연구를 많이 했다. 시즌 내내 목표한대로 막은 것 같아 기분좋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셨기 때문에 잘할 수 있었다. 도움수비도 들어오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수비한 것 같다”면서 “난 아직 부족한 선수다. 내 포지션에서 키가 작은 편이지만 키 작은 선수도 큰 선수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기분좋게 정상을 정복하고 MVP까지 된 이승현은 “24시간 동안 잠을 푹 자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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