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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두산 김재환, 최주환, 김강률, KIA 양현종. 최승섭기자 |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같은 해에 태어나 야구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스타 선수들을 한 데 모아 ‘엘리트 세대’라고 부른다. 국내프로야구에서도 여러 엘리트 세대가 한 시대를 풍미했다. 박찬호, 임선동, 조성민 등 특급 투수들이 즐비했던 1973년생 선수들을 시작으로 프로팀 뿐 아니라 각종 국제대회에서의 활약으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황금세대’ 1982년생 선수들이 있다. 그리고 이젠 1988년에 태어난 ‘88둥이’들이 각 팀의 주축이 돼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올시즌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두산과 KIA에도 88둥이 선수가 여럿 포진해 있다.

엘리트 세대의 시작을 알린 1973년생 선수들은 모두 은퇴 후 한국야구의 레전드가 됐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한국인의 위대함을 알린 박찬호는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다인 124승을 거두며 범접하기 어려운 업적을 쌓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최고 투수 자리를 놓고 경합했고 프로에 진출해서도 이름값을 톡톡히 했던 임선동과 조성민도 1973년생 동갑내기다. 국내프로야구 사상 첫 30(홈런)-30(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의 대명사가 된 ‘리틀쿠바’ 박재홍 역시 1973년에 태어난 레전드 선수 중 한 명이다.

1973년생을 잇는 엘리트 세대는 1982년생 세대다. 국내에서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오른 뒤 일본에서 정상에 올랐고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하고 온 이대호(롯데), 국내와 일본에서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군림한 뒤 진출한 메이저리그에서도 녹록치 않은 실력을 뽐낸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장기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면서 도태되지 않고 꾸준히 경쟁에서 살아남아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 중인 추신수(텍사스), 그리고 국내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인 김태균과 정근우(이상 한화) 등이 현재까지도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팀의 고참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그들의 바통을 이어받은 주역들이 바로 1988년생 선수들이다.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된 이들은 야구선수로서 전성기를 맞으며 각 팀의 핵심 전력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하는 두산과 KIA 역시 마찬가지다. 두산엔 김재환, 최주환, 김강률, 정진호, 이용찬이 있다. 이용찬은 1989년에 태어났지만 생일이 빨라 1988년생 선수들과 함께 학교를 다녔다. 이들은 플레이오프에서 예열을 마치고 한국시리즈 3연패를 향해 내달릴 준비를 마쳤다. KIA에는 명실상부한 에이스 투수 양현종이 있다. 올시즌 팀 동료 헥터 노에시와 동반 20승을 달성하며 이상훈 이후 22년 만에 토종 투수 선발 20승 고지에 오른 양현종은 8년 만의 우승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한국시리즈는 즐기는 무대가 아니다. 이긴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벼르고 있을 정도로 우승을 향한 열망이 뜨겁다.

팀내 중고참이자 야구선수로서 전성기에 접어든 선수들이기에 팬의 기대와 주목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들의 활약 여부가 한국시리즈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지사다. 국내프로야구 최고의 무대를 수놓을 ‘88둥이’들이 연출할 명승부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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