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연예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현실은 배우 조재현부터 조민기, 최일화, 최용민, 김태훈 등 가해자로 지목된 대다수가 대학교수직을 맡아 교육자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는 것이다.


최근 터져 나오는 '미투' 폭로 중심에는 배우와 교육자를 겸하는 인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교수 재임 시절 학생들에게 연기를 지도한다는 명목으로 성추행을 범했고, 뒤늦게 관련 행태가 폭로되면서 잇따라 교수직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조민기는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그가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교수직을 박탈당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몸담고 있던 청주대학교 측도 사실을 인정했고, 처음에는 부인하던 조민기 측은 줄줄이 나오는 피해자들의 폭로에 결국 일주일 만에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28일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직을 공식적으로 박탈당했고, 강제 추행 혐의로 형사 입건됐지만,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익명의 제보자 A 씨가 한 매체를 통해 지난 2015년 그가 자신에게 보냈던 성희롱적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한 것. 내용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고, 문자를 보낸 시기가 딸과 함께 SBS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하던 때와 겹쳐 더 큰 충격을 안겼다.


서울예술대학교 교수로 활동 중이던 연극배우 한명구 역시 성추행 전력이 폭로됐다. 결국 지난 25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교수직을 사퇴, 출연 공연도 취소하고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조재현과 최일화도 각각 경성대 예술종합대학 영화학 교수, 세종대학교 연극학과 교수직에서 사퇴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8일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인 배우 김태훈과 명지전문대학교 연극영상과 교수인 배우 최용민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용민은 이날 소속사를 통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 교수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김태훈 역시 책임을 통감하고 교수직을 사퇴하겠다고 전했다.


교수직을 사퇴한다고 모든 것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들이 교수직을 맡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는 그에 따른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법. 배우라는 명성에 힘입어 교수로서 권력까지 악용한 이들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julym@sportsseoul.com


사진ㅣ윌엔터테인먼트, DSB엔터테인먼트그룹, 액터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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