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한승혁, 호잉에게만 홈런 2방을 헌납
10일 대전에서 KIA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KIA선발 한승혁이 1회 투런에 이어 3-2로 앞선 6회, 한화 타자 호잉에게 또다시 홈런을 허용했다. 마운드의 한승혁과 1루를 돌고 있는 호잉이 타구가 넘어간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가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승패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 흐름을 지키지 못하고 허무하게 주도권을 내주는 모습이 시즌 초반 자주 보인다. 이탈자가 많아 시즌을 치르다보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100% 확신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개막전부터 그랬다. 지난달 2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2018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2-4로 뒤진 6회말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상대 투수의 제구 난조를 등에 업고 흐름을 끌어 왔는데 이어진 7회초 수비 때 2아웃을 잡아놓고 홈런을 내준 뒤 그대로 주저 앉았다. 3월 31일과 4월 1일 잠실 LG전도 넘어온 흐름을 걸어잠그는데 실패해 시즌 첫 연패에 빠지더니 3일 SK전에서는 초반부터 힘 한 번 못쓰고 어린아이 손목 비틀리듯 무너졌다.

[포토] 최형우 \'득점 기회 만들었어\'
2018 프로야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KIA 최형우가 8회초 무사 1루 우중간 안타를 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후 SK전에서 2-6 열세를 딛고 끝내 역전승을 따내 분위기를 회복하는 듯 했다. 우천 취소까지 더해 4연승을 내달리며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되찾나 싶더니 하루 휴식 후 지난 10일 11일 한화에게 2연속경기 덜미를 잡혔다. 10일에도 0-2로 시작해 3-2로 뒤집어 놓고 8회말 2사 후 제구 난조로 밀어내기 결승점을 헌납했다. 11일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4, 5선발이 나서는 경기라 ‘이기면 좋고 아니면 말고’식의 마음가짐으로 임하지는 않았다. 5선발로 나선 정용운을 조기 강판하는 강수로 흐름을 끊기 위해 노력했고 4번타자 최형우의 역전 홈런으로 기세를 올렸다. 특히 이날은 경기 초반부터 한화에 승운이 따르는 경기라 객관적으로도 쉽지 않았다. 이런 흐름에 4번타자가 홈런을 쏘아 올렸으니 강팀이라면 여세를 몰아 주도권을 장악해야 하는 경기였다.

역전에 성공한 뒤 6회말 단 한 번의 수비에서 1사 후 사구 2개와 3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사구가 급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구위에 자신이 없다는 의미다. 타자와 정면승부를 펼쳐 이겨낼 자신이 없으니 몸쪽 깊게 찔러 넣어 중심을 흐트러뜨리겠다는 전략을 구사한다. 투수 입장에서는 ‘조금만 몰려도 장타’라는 위기의식이 있으니 확실히 몸쪽으로 붙이려고 노력한다. 투구 이외의 부분에 신경이 분산돼있으니 가뜩이나 들쑥날쑥하는 제구가 결정적인 순간 방향을 잃기 마련이다. 차라리 한 가운데로 던져 홈런 한 방을 맞는게 수비하는 입장에서도 깔끔하다. 볼넷과 사구로 주자를 채우고 빗맞은 안타로 실점하는 것만큼 지루한 경기도 없다. 흐름을 타지 못하니 타자들도 조급한 표정이 역력하다.

[포토] 정용운 \'홈런을 허용하다니\'
2018 프로야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정용운이 3회말 2사 1,3루 상대 로맥에 홈런을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개막 전부터 임기영 홍건희 한승혁 심동섭 등이 빠진 마운드가 헐거워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 김기태 감독과 이대진 투수코치는 “젊은 투수들이 매 이닝 매 타자 전력투구로 상대하는 물량공세로 난관을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겨우 15경기를 치렀을뿐이지만 지는 방법이 나쁘다. 언제나 당당히 고개를 들고 멋있는 야구를 하자는 김 감독의 외침이 공허하게 들린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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