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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신태용호의 딜레마로 떠오른 스리백은 공수가 따로 놀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공수 조직력을 강화로 스리백 경쟁력을 조금이나마 끌어올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여기엔 윙백의 안정화가 필수다. 스리백 전술에서 윙백은 심장과 같다.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전술 전체가 죽은거나 다름이 없다.
지난 1일 전주에서 출정식을 겸해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에서 신태용호 스리백은 또다시 측면 약점을 노출하며 무너졌다. 그럼에도 신 감독은 18일 스웨덴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대비해 스리백을 남은 2주간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다. 대표팀을 향한 우려는 수비는 불안하나,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데 있다. 올림픽과 U-20 월드컵 사령탑 시절에도 재능있는 공격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데 흥미를 느낀 신 감독은 A대표팀에서도 손흥민~황희찬~이재성 등을 중심으로 전방에 힘을 준다. 다만 전임 감독시절부터 이어진 수비 불안은 해소하지 못했다. 수비따로, 공격따로 이뤄지면서 2선과 연계 자체가 무뎌지니 전술적으로 노련한 강호에게 쉽게 당하는 모양새다. 신 감독은 어떻게 해서든 공수 조직력을 메우겠다는 생각이다. 현재로선 보스니아전 스리백 포어리베로로 나선 기성용을 주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 정확한 패스로 빌드업에 능한 기성용을 공수 가교 구실로 두고 포어 리베로는 신 감독 체재에서 가장 많이 서 본 장현수에게 맡길 것으로 보인다. 장현수는 발목 부상에서 호전 중인데 오스트리아서부터 치르는 경기에선 출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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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문제는 윙백이다. 스리백에서 윙백은 공격으로 나갈 때 시발점이자, 수세 시엔 일차 저지선이 돼야 한다. 즉 체력과 공수 능력을 모두 겸비한 자원이어야 한다. 보스니아전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이용이 나름대로 호평받았지만 왼쪽은 사실상 구멍이었다. 이미 김진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가장 우려가 큰 포지션이었다. 보스니아전에서 김민우가 분전했으나 공격으로 나가는 속도와 크로스의 정확성이 떨어졌다. 수비에선 상대 오른쪽 날개 에딘 비스카를 저지하지 못하면서 해트트릭을 허용했다. 문제는 또다른 왼쪽 수비 자원인 홍철도 장기인 킥을 앞세워 공격에 능하나 수비력은 떨어진다는 점이다. 우리보다 강한 상대와 겨루는 월드컵은 경험과 더불어 수비력이 우선이다. 이전 평가전처럼 윙백이 공격적으로 나갈 상황이 그리 많지 않고, 월드컵에서 스리백은 ‘수비적인 스리백’이 돼야 한다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적임자로 떠오르는 건 박주호다. 왼쪽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루 겸하는 박주호는 신 감독이 이같은 상황을 대비해 일찌감치 점찍은 자원이다. 박주호도 월드컵에서 최근 주포지션으로 뛰는 수비형 미드필더 뿐 아니라 왼쪽 윙백 또는 풀백으로도 뛸 각오를 하고 있다. 월드컵은 상상 이상의 중압감이 큰 무대인데 유럽 빅리그를 경험하고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한 적이 있는 박주호가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 3월 북아일랜드, 폴란드 원정에서도 입증했다. 북아일랜드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권창훈의 선제골을 도운 그는 폴란드전에서는 왼쪽 수비에 자리해 후반 황희찬의 쐐기골을 돕는 등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린 적이 있다. 무엇보다 김민우, 홍철과 비교해서 경험이 많고 수비력이 낫다는 게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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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박주호의 왼쪽 윙백이 현실화하면 관건은 기성용의 파트너다. 애초 2선 중앙에서 정확한 킥으로 경기를 조율하는 기성용과 짝을 이룰 카드로 활동량과 거친 수비에 능한 박주호가 최적으로 꼽혔다. 박주호가 측면으로 이동하면 새 파트너가 나서야 하는데 대안은 고요한이 있다. 고요한도 오른쪽 측면과 더불어 수비형 미드필더를 동시에 소화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전 2-1 승리 당시 이 위치에서 상대 간판 공격수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철통 방어한 경험이 있다. 박주호 못지 않게 많이 뛰고 싸움닭 기질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이용이 오른쪽에서 믿음을 얻었기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정우영, 주세종, 구자철 등 또다른 수비형 미드필더가 있으나 경기 스타일상 기성용을 대체할 자원에 가깝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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