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박민영이 인생캐릭터를 만났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의 김미소 역으로 안방팬들이 박민영을 더욱 ‘애정’하게 됐는데, 스스로도 김미소를 인생 ‘최애’ 캐릭터라고 꼽았다.

그동안 많은 드라마와 캐릭터로 인기를 끌어온 박민영이지만 이번만큼 꼭 맞는 캐릭터를 만난 적은 없었던 듯하다. 이에 대해 박민영은 “이렇게까지 제 캐릭터에 대한 고민과 스트레스 없이 찍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생애 첫 로맨틱코미디가 된 ‘김비서’으로 제 옷을 입은 박민영은 “내가 가장 좋아하고 즐겨보는 장르가 로코다. 막연하게 내가 가장 잘 할거라고도 생각했고, 예전 연기 선생님도 내가 이런 걸 잘 할거라고 하기도 했는데, 그동안은 어긋나기도 하고 다른 작품 중이어서 못했다. 이번에 해보니 정말 잘 맞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실제로 김미소와 많이 닮아서도 스트레스가 없었을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많이 닮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비서라는 직업도 그렇고, 말하는 톤도 잘 모르겠더라. 그런 말투는 평소에 안 하는 거라 입에 너무 안붙어서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내 직업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미소를 짓게 되는데 소위 ‘자본주의’ 미소지 않나. 그런데 (김)미소도 저 못지 않게 자본주의 미소다. 또, 회사일에 있어서는 완벽하지만, 집에 가면 청소도 안해놓고 사는게 저랑 비슷하기도 하다.(웃음) 집에 가면 박스티에 레깅스 입고 TV 보는걸 좋아하는데, 그런 지점들이 하나하나 비슷하니까 연기하기 수월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나보다는 나은 여성이라고 생각이 드는게 감정의 고저가 별로 없다. 나는 배우라는 직업을 떠나서 그렇지 못한 것 같은데, 미소는 자아가 좀더 단단한 느낌이어서 더 나은 여성 같다”고 비교를 하면서도 “그래도 내가 했던 캐릭터 중에서는 (나와)가장 비슷한 캐릭터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박민영제공|나무엑터스

극중 김미소는 비서계의 레전드로 완벽한 일처리를 자랑했는데, 많은 여성시청자들에게는 완벽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빼어난 미모는 당연하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비서라는 직업군에 꼭 어울리는 듯한 옷차림으로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며 ‘박민영 오피스룩’을 유행시켰다. 이에 박민영은 “원래 의상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이번에는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외적으로도 높여야 거부감이 없이 받아줄거라 생각해서 유행과 상관 없이 웹툰과 똑같이 가보자 했다. 웹툰 속 의상을 보면 요즘 유행이 아니다. 그래서 스커트도 주문제작으로 15개쯤 만들었다. 구두도 초반에는 다 맞춤으로 했다. 헤어스타일도 지금 트렌드와 동떨어지지만, 웹툰과 똑같이 했다. 가발이었는데, 거의 가채수준이었다. 최대한 비슷하게 해보자고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게 시청자들도, 웹툰팬들도 (‘김비서’를) 좋아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만큼 웹툰과의 싱크로율에 신경을 쓴 것이다. 박민영은 그런 부담감을 이야기하면서 “김미소는 완벽주의 성격으로 나오며 언니들이랑 껍데기를 먹다가도 ‘내일 드레스 입어야해’ 하며 끊는 아이였다. 그래서 나는 웹툰을 보며 유산소 운동을 했다”고 털어놨다.

또, “갑자기 안 먹고 뺀 체형과 운동으로 다진 체형은 다르니까”라고 말한 박민영은 “원래는 안 먹고 뺐는데, 이번에는 4달동안 운동하면서 뺐다. 그래서 덕분에 (촬영하면서)체력의 한계가 오지 않았다. 30대 여성으로서 이제는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이 기회가 됐다. 촬영 후에도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김미소로 딱맞춤 연기를 한 박민영은 “제 ‘최애’ 캐릭터로 등극했다. 미소가 정말 좋았다”면서 “재밌는 장르를 맛봤으니 한두번은 더 해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연기하는 사람은 호평이나 혹평에 대해서 일희일비하면 안될거 같다.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당연히 많을거다. 그런데 그걸 잘 해결해서 박수를 받는게 최종 목표니까 처음에 어떤 질타를 받아도 주눅들면 안된다는걸 이번에도 느꼈다”고도 했다.

혹평과 질타라는 표현이 의미심장하다. 아니나 다를까 극중 김미소의 트라우마에 관한 질문을 하자 박민영은 “나는 데뷔초 악플이 좀 그랬는데, 그건 극복이 된 것 같다. 그런건 좀 여유롭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그때는 소름끼치게 싫었다”고 했다. 극복할 수 있게 된 계기가 있었던 걸까. 그는 “시간이 해결해준 것 같다.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라면서 “사실 지금도 쉽지는 않다. 지금도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런 박민영은 드라마 종영 직후 불거진 박서준과의 열애설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해명하며 팬들의 오해를 풀려했다. 박민영은 “사실 이렇게 구차하게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랑받은 작품 얘기,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얘기하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너무 아쉽다”면서 “어린 나이도 아닌데, 만일에 (열애가)맞다면 맞다고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똑부러지는 매력의 워너비 캐릭터가 된 박민영이 김미소처럼 당당하게 대중 앞에 서려는 모습이다. 극중 이영준(박서준 분)이 ‘미소였으니까’라고 되뇌였듯 팬들에게도 박민영은 ‘미소였으니까’, 당당한 그 모습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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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무엑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