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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국내 대표적인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로 꼽히는 제너시스BBQ그룹(이하 BBQ)이 바람 잘 날 없는 시절을 보내고 있다. 최근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CEO가 돌연 사임한 가운데 주요 품목의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앞서 회삿돈 유용 논란도 불거졌다. 회사측은 이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천명했다. 또 경쟁업체인 bhc를 상대로 내부 영업 비밀을 빼갔다며 1000억원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최근 원치 않는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급작스러운 CEO 퇴임, 이유는?18일 BBQ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BBQ 윤학종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고 지난달 31일 공식 퇴사 처리됐다. 윤 대표는 지난 2월 1일 취임했다. 9개월만에 퇴임인 셈이다. 이에 앞서 이성락 전 대표 역시 지난해 6월 가격 인상 논란이 불거지면서 취임한 지 불과 3주 만에 사임하기도 했다. BBQ가 ‘CEO의 무덤’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윤 대표 퇴임의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지난 3월 인테리어비를 가맹점주에 떠넘기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억 원을 부과받은 데 이어 ‘슈퍼콘서트’를 주최하면서 인기그룹 엑소가 출연하는 것처럼 홍보해 ‘낚시 마케팅’ 논란이 일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BBQ의 기업 문화도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기업의 일군 윤홍근 회장이 평소 카리스마 있는 오너 경영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전문경영인의 입지가 크지 않은 점이 CEO의 잇따른 퇴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올해로 창사 23주년을 맞은 BBQ는 한때 시장 1위를 견고하게 유지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최근 2~3년간은 경쟁업체에 추격을 허용한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 기준 업계 3위까지 밀려났다.
이런 가운데 BBQ는 19일부터 프라이드 대표 제품 ‘황금올리브’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 인상하기로 하는 등의 방침을 정하고, 이를 가맹점주에 통보했다. 이밖에 ‘자메이카 통다리’는 기존 1만75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서프라이드 치킨’은 1만89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오른다. 이와 관련 BBQ 관계자는 “점주들의 모임인 동행위원회의 요청에 따른 인상”이라고 설명했다.
◇회삿돈 유용 의혹에 법적 대응최근에는 회삿돈 유용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한 언론사가 BBQ가 회삿돈을 윤 회장 자녀의 미국 유학 자금과 생활비로 유용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BBQ는 “관련 보도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 등 모든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밝히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BBQ는 별도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제기된 의혹을 반박했다. BBQ는 “회사 자금을 유용한 전임 미국 법인 CFO의 악의적이고 잘못된 제보로 이뤄진 것”이라며 “제보자에 대한 형사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학비용 관련 자료에 대해서는 “비공식적 문서에 불과하고 실제 집행도 되지 않았다”며 “BBQ는 실제 비용을 송금한 객관적 자료가 있다”고 해명했다.
◇끊이지 않는 bhc와의 ‘치킨게임’과거 같은 회사의 브랜드였지만 이제는 최대 경쟁업체로 올라선 bhc와의 소송전도 끊이지 않고 있다.
BBQ는 최근 bhc와 박현종 회장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10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BBQ는 bhc가 BBQ 사내 정보통신망에 몰래 들어와 영업비밀 자료를 빼갔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BBQ는 자체적으로 산정한 피해액은 7000억원에 이르고 우선 1000억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추가로 소를 낼 수도 있다는 의미다.
bhc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반박했다. BBQ가 이미 지난해 7월 같은 사안으로 전·현직 임직원을 고소했지만, 수개월에 걸친 조사 결과 무혐의와 불기소 처분이 잇따라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박 회장이 매각 과정에서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BBQ가 박 회장을 고소했고, 올해 2월에는 bhc가 “상품공급 계약을 해지해 손해가 났다”며 BBQ를 상대로 상품공금대금 등 청구의 소를 내기도 했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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