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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2019년에도 PD들의 이동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연말, 연시가 되면 지상파 PD들의 이적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KBS는 이런 유출을 줄이기 위해 ‘몬스터 유니온’을 설립해 내부의 스타 PD를 대거 영입, 드라마와 예능 제작에 나섰다. 하지만 ‘몬스터 유니온’이 드라마 제작에 집중을 선언하고, KBS 예능PD 출신서수민 예능 부문장이 독립을 알린 가운데 유호진 PD, KBS ‘1박2일’을 이끌던 유일용 PD, ‘건반위의 하이에나’ 남성현 PD의 이탈도 유력해지고 있다.
비단 지상파 PD의 이탈과 이적은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이미 과거에도 이명한·나영석을 필두로 KBS 출신이 tvN에 새롭게 자리를 잡았고 이후에도 MBC 김유곤·민철기 PD가 tvN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또 지난해에도 SBS와 MBC의 많은 PD들이 케이블 채널, 종합편성채널과 제작사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과거에 비해 지상파가 가진 파급력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나 제작 진행과정은 과거에 머물러 있어 현실과 괴리감이 적지 않다. 게다가 KBS의 경우에는 2018년 10여개가 넘는 신규 예능 콘텐츠를 파일럿과 정규편성등으로 선보였지만 살아남거나 눈에 띄는 것은 거의 없었고 이런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젊은 PD들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지상파에서 한방향으로 흘렀던 PD의 이동은 다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시청층 확대를 위해 예능 콘텐츠 투자에 압장서고 있는 채널A와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 콘텐츠의 성장과도 맞물려 있다. 또 기존 방송국 위주였던 PD들의 이동이 제작사나 플랫폼 사업자로도 확장되며 콘텐츠 제작의 축이 방송국에서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외주 제작되거나 공동제작된 콘텐츠가 지상파에서 방송되기는 하지만 현재 활발하게 제작 일선에 있는 PD들이 지상파로 돌아간다는 소식은 들리고 있지 않다. 콘텐츠 소비의 변화로 채널 사이 관계 혹은 제작사와 플랫폼간의 위치가 수평적으로 변했지만 오히려 지상파는 상대적으로 낮아지며 일방적인 유출은 더 커지고 있다.
물론 새로운 환경과 플랫폼 속에서 기회가 주어진 PD들의 이적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영석 사단으로 불리는 좋은 케이스가 존재하지만 이는 이명한 tvN 본부장이 선험적으로 케이블 채널의 한계 속 겪은 여러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기에 큰 실패 없이 현재의 단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실제로 수 많은 스타 PD가 새로운 채널과 플랫폼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전의 명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PD나 제작진의 이동이 자유로워졌지만 경쟁도 더 커졌다. 지상파의 유명 PD나 인기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PD라 할지라도 성공하는 콘텐츠나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쉽지 않다”면서 “나영석 PD는 특수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이 잘하는 분야를 살리면서 트렌드까지 놓치지 않아야 한다. 게다가 채널과 플랫폼의 성격과 시청층도 고정되지 않았기에 기회도 많지만 어려움도 크다”고 설명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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