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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현대건설에 잡히는 팀이 봄배구에 못 갈 가능성이 크다. 말 그대로 고춧가루 부대다.
현대건설에 이번 시즌은 최악에 가까웠다. 개막 후 11경기 무승을 기록하며 침체에 빠졌다. 첫 승을 12월5일에야 기록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이후에도 5연패를 당하는 등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접어야 했다.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현대건설은 새해 열린 7경기서 6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 선두권에 있는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 한국도로공사 등이 모두 현대건설에 무릎을 꿇었다. 만년 꼴찌일 것만 같았지만 이제는 승점 22로 최하위 KGC인삼공사(17점)에 5점 앞선 5위에 올라 있다. 시즌 도중 들어온 외국인 선수 밀라그로스 콜라(등록명 마야)가 완벽하게 자리 잡았고 세터 이다영도 시즌 초반과 달리 안정을 찾았다. 결정적으로 고유민과 황민경을 동시에 투입한 게 효과를 봤다. 고질적인 리시브 불안 문제를 해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신예 정지윤이 베테랑 센터 양효진과 함께 중심을 잡는 것도 큰 힘이 된다. 시즌 초반과 180도 다르게 빈 틈을 찾기 어려운 팀으로 변신했다.
현대건설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이미 좌절됐다. 현대건설은 3위 GS칼텍스와 4위 한국도로공사(이상 40점)에 승점 18이나 뒤진다. 남은 6경기서 모두 승점 3씩을 얻어야 승점에서 동률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7승을 거둔 현대건설은 6승을 추가하더라도 13승에 그친다.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 모두 이미 14승을 확보했다. 승점이 같아져도 승수에서 밀리기 때문에 역전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현대건설은 고춧가루 부대 구실을 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현대건설에 덜미를 잡히는 팀이 치명타를 입게 된다. 이번 시즌 V리그 여자부는 어느 때보다 선두권 싸움이 치열하다. 선두 흥국생명(48점)과 2위 IBK기업은행(43점), 그리고 GS칼텍스, 한국도로공사가 치열하게 순위 다툼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 경기 한 경기 결과가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로 간의 맞대결은 물론이고 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얻는 팀이 봄배구로 갈 수 있다.
상위권 팀들은 쉬어갈 타이밍을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 일정이 불규칙해 2~3일만 쉬고 경기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체력 관리가 필요하지만 현대건설을 만나는 팀은 긴장을 끈을 놓을 수 없다. 전반기와 달리 전력투구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팀으로 변모했기 때문에 승리하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현대건설의 상승세에 상위권 팀들이 긴장하고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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