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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천만배우’ 이정재의 변신이 반갑다.
자신이 작품이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것은 배우에게 있어 영광스러운 일 중 하나다. 그런데 한 편도 아닌 네 편이나 천만 관객을 동원한 이른바 ‘콰트로 천만배우’가 있다. 바로 배우 이정재의 이야기다.
지난 1993년 SBS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한 이정재는 데뷔 30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한결 같은 비주얼을 자랑하며 ‘잘생김’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적인 모습 뿐만이 아니다. 데뷔 후 꾸준히 노력을 보인 그는 특유의 분위기가 돋보이는 연기를 선보이며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영화 ‘관상’(한재림 감독) 속 수양대군 역 이정재의 등장 신은 현재까지도 한국 영화 최고의 등장 신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이와 함께 ‘도둑들’(최동훈 감독), ‘암살’(최동훈 감독), ‘신과 함께-죄와 벌’(김용화 감독), ‘신과 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콰트로 천만배우’로 등극했다.
그런 이정재가 신작 ‘사바하’(장재현 감독)에서는 새로운 변신을 펼쳤다. 이정재는 ‘사바하’에서 신흥 종교의 비리를 쫓는 종교문제연구소 소장 박목사 역을 맡았다. 그는 초반에는 돈벌이를 위해 의문의 신흥 종교 ‘사슴동산’의 실체를 찾아 나섰지만, 점차적으로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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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사는 기존 이정재가 맡아온 역할과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이정재는 ‘사바하’의 대부분 장면에서 안경을 착용하고 나오며 이전과는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또한 돈과 자극적인 것을 우선으로 삼는 속물적인 모습을 보이다가도, 사건의 실체를 접하고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나서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더불어 신의 존재를 두고 현실적으로 일어나는 사건과 부조리 속에서 혼란을 느끼는 인간의 내면까지 섬세한 감정 연기로 풀어낼 수 있었다.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종교와 관련된 소재였지만, 이정재의 유쾌함과 진지함을 오가는 연기가 관객의 몰입을 도울 수 있었다. 과하거나 자극적이진 않았지만 극을 오롯이 이끈 이정재의 관록과 노련함이 돋보이는 연기였다.
외면부터 내면까지 박목사라는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한 이정재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자신만이 돋보일 수 있는 작품보다는 다각화된 시각으로 작품에 접근하고, 노력을 거듭하는 이정재의 변신이 더욱 반갑게만 느껴진다.
한편 이정재와 더불어 박정민, 이재인, 진선규, 정진영, 이다윗 등이 출연하는 ‘사바하’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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