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종 동점이다  [포토]
경남FC 배기종이 2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경기 후반, 동점골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19.4.2 창원|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창원=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준우승은 괜히 한 게 아니었다.

경남은 2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전북과의 K리그1 5라운드에서 영화 같은 승부를 연출했다. 후반 35분까지 0-3으로 끌려가다 막판에 세 골을 몰아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역대급’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닌 명승부였다. 경남은 대어를 상대로 승점 1을 확보했고 2승1무2패 승점 7로 5위를 지켰다.

경남은 쉽지 않은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말컹과 최영준, 박지수 등 척추라인을 이적시킨 여파가 어느 정도 남아 있다.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룩은 무릎을 다쳐 3~4주 정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네게바도 허벅지 쪽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때 아닌 정치 논란에 홍역을 치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4.3 재보선에 출마하는 강기윤 후보가 지난달 30일 창원축구센터 내에서 선거운동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를 막지 못한 경남은 벌금 2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경기 외적인 일로 선수단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김종부 경남 감독은 “승점 삭감 징계를 피한 것은 다행이지만 아무래도 축구 외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경남은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다. 다 진 것 같은 경기였는데 후반 35분 김승준의 만회골을 시작으로 40분 조던 머치, 추가시간 배기종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무승부를 끌고갔다. 경기 후 창원축구센터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마치 경남이 이긴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막판에 세 골이나 따라갔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경남은 올시즌 K리그1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오가며 치른 7경기서 총 12골을 넣었다. 예외 없이 모두 후반전에 나왔다. 지난 주말 대구와의 경기에서도 후반 2골을 터뜨리며 역전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아직 90분간 우리 플레이를 모두 보여주기 어렵다. 전반에는 잘 버티고 후반에 승부를 걸고 있는데 그 영향이다”라고 설명했다.

감독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결과지만, 저력이 없으면 이룰 수 없는 성적이기도 하다. 경남은 지난 시즌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일각에선 우연이라고 폄훼하기도 하지만, 운으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할 수는 없다. 올시즌의 경남이 준우승팀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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